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인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리베라는 6일(현지시간) 펼쳐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라이벌전에서 5안타, 볼넷 3개를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리베라, 라이벌전 중압감에 투구폼 흐트러져**
리베라는 양키스가 3대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리베라는 볼넷과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리베라는 트로트 닉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 숨 돌리는 듯했다.
리베라는 보스턴의 강타자 라미레스를 땅볼타구로 유도했지만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공을 더듬어 동점을 내줘야 했다. 병살타로 경기를 끝났을 수 있던 상황이 1사만루로 뒤바뀐 셈이다. 날카로운 제구력을 상실한 리베라는 이후 3점을 내주며 일부 팬들의 야유속에서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리베라는 이날 경기에서 마무리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나선 첫해인 지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볼넷 3개를 내주는 극도의 부진함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멜 스타틀마이어 양키스 투수코치는 7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때때로 리베라는 보스턴 타자들을 조금 더 강하게 상대하려고 하며 투구폼은 오늘 처럼 조금 흐트러진다"고 리베라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스타틀마이어 코치는 "어쩌면 이는 일반적인 일이다. 리베라도 신문을 보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얘기를 듣기 때문이다"라며 라이벌전의 중압감을 설명했다.
리베라는 지난 겨울 팔꿈치 부상(활액낭염)을 치료한 뒤에도 "몸 상태는 정상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스타틀마이어 코치는 아직 리베라의 투구가 정점에 올라오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양키스의 우승청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리베라는 체인지업의 귀재 에릭 가니에(LA 다저스)와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마무리투수로 평가받는다. 선발투수보다 일반적으로 홀대받는 마무리투수로는 2005년 최고의 연봉인 1천50만달러를 받는다는 사실은 리베라의 위력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베라 vs 보스턴, 11일부터 또 격돌할 듯**
리베라는 5일(현지시간) 보스턴과의 라이벌전에서도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공 1개에 일희일비하는 마무리투수에게 꼭 필요한 긍정적 성격을 갖고 있는 리베라는 "어제 경기가 오늘 경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베라는 지난 해 리그 챔피언십부터 이날 경기까지 보스턴전에서만 4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놓쳤다.
라이벌전은 경기외적인 요소가 크게 좌우한다. 특히 베이브 루스의 이적이래로 견원지간이 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당사자가 아니면 느끼기 힘들 정도다.
뉴욕 양키스는 오는 11일부터 보스턴과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흔들리는 초특급 마무리투수 리베라가 보스턴전 징크스를 끊을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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