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애제자인 박지성과 필립 코쿠가 PSV 에인트호벤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에인트호벤은 5일(현지시간) 펼쳐진 올림피크 리옹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코쿠가 0대1로 뒤지던 후반 34분 박지성의 원터치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1998년, 2002년 월드컵에서 각각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네덜란드와 한국의 4강진출에 큰 힘이 됐던 애제자들의 합작품인 셈이다.
***박지성-코쿠, 동점골 합작**
에인트호벤은 전반전에 주니뉴(브라질 대표)가 주축이 된 리옹에게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렸고 리옹의 빠른 패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무기력한 경기내용을 연출했다. 에인트호벤은 전반전에 골대를 향하는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다.
경기 주도권을 잡고 있던 리옹은 전반 12분 실뱅 윌토르가 슬쩍 내준 공을 받은 말루다가 선제골을 뽑았다.
에인트호벤은 후반전들어 '질 수 없다'는 의지를 다지며 동점골 기회를 엿봤다. 후반 34분 코쿠와 볼을 주고받던 박지성은 코쿠에게 원터치 패스를 찔러줬고 코쿠가 장쾌한 왼발 슛으로 네트를 갈라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원정경기에서 극적으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에인트호벤은 홈경기에서 0대0 무승부만 기록해도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히딩크 감독, 고메스 골키퍼 선방을 높게 평가해**
히딩크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비교적 좋은 결과를 냈지만 아직 절반만 소화한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이 판이하게 달랐고 수비진의 실수로 첫번째 골을 내줬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전 결정적 위기를 상황을 막아낸 고메스 골키퍼의 선방을 높게 평가했다. 에인트호벤의 고메스 골키퍼는 후반 17분 리옹 공격수 시드니 고부의 단독찬스에 이어지는 슛을 감각적으로 막아냈다.
반면 다잡은 승리를 놓친 리옹의 르 구엔 감독은 "우리 팀이 2대0을 만들 수 있는 몇차례 득점기회를 놓친 상황에서 상대 팀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은 항상 실망스럽기 마련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월드컵 4강신화 첨병 박지성-코쿠**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경기에서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환상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월드컵 시작전 한국팀이 목표로 삼았던 16강 진출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병역혜택이 달려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성실파' 박지성이 빛을 발한 셈이다.
19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고 있던 히딩크에게 필립 코쿠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네덜란드는 당시 벨기에와의 예선 첫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겨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한국과의 경기에서 5대0의 대승을 거두며 4강까지 순항할 수 있었다. 코쿠는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냈을 뿐 아니라 멕시코전에서도 골을 기록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히딩크의 4강신화를 도운 '첨병' 박지성과 코쿠가 에인트호벤에서 팀의 챔피언스리그 4강진출을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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