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목소리로 "日외상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망언"

우리 "시대착오적 망언", 박근혜 "일본정부 사과해야"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외상의 노무현 대통령 비판 발언과 관련, 31일 여야는 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반격'에 격노해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가 한일정상회담의 재검토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감정적 대응'에 대한 비판에도 무게를 싣는 차이를 보였다.

***우리당 "한일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열린우리당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나카야마 문부상, 마치무라 외상의 공공연한 망동, 망언이 계속나오는 등 일본 정부의 시대착오적 발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내 주요 인사들의 이러한 인식이 있는 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가 계속된다면 진정한 동반자관계 구축이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통외통위 열린우리당측 간사인 유선호 의원도 "독도 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불거진 양국관계의 악화를 진화해야 할 외상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마치무라 외상은 이미 우리정부가 신한일관계독트린을 발표했을 때도 '한일간에 인식차이가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변화를 유발한 장본인"이라며 "마치무라 외상과 일본 정부가 외교적 가치에 입각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당은 다만 "한일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했다.

오 부대표는 한일정상회담의 재검토 여부와 관련, "정부는 끈기있고 일관되게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겠지만 기본적인 한일 우호협력관계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정상회담 등 기본적 교류협력은 해나가야 한다는 게 정부여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도 "악화일로에 빠진 한일관계의 출구로서 아직까지는 정상회담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일본정부가 지금보다 더한 태도로 사태의 악화를 유발한다면 낙관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은 일본의 자세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일본정부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나라당도 마치무라 외상의 망언에 대해 일본정부 차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경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회의에서 마치무라 외상의 노 대통령 비판 발언에 대해 "한 나라의 외교부 수장이 다른 나라 대통령에 대해 이런 식의 직설적 비판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있는 일"이라며 "일본 정부는 사과하고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의 대일 발언이 일관성 없고 왔다갔다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일본 문부상, 외무상의 주권침해적 발언은 대단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맹 의장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이웃 주권 국가를 욕보이는 행위로 용서할 수 없다"며 "일본은 보다 성숙한 세계인으로 시민의식과 역사의식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송영선 의원은 일본정부 각료들의 망언에 대해 "그냥들을 수 없는 얘기"라고 지적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감정적 외교'에 대한 비판에 비중을 뒀다.

송 의원은 "대통령이 대일정책 충분하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외교전쟁 불사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감정적인 쇼와 같은 파퓰리스트적인 발언 뒤 되돌아 오는 부메랑이다"고 말했다.송 의원은 "이제 뒷발로 물러선 엉거주춤한 대통령 아니라 일본에 대한 정책 확실히 마련하고 자기가 내뱉은 말에 대한 실천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