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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JP, 이회창으로 기우나

대선출마 선언해도 믿는 사람 거의 없어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15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내각제 개헌을 위해서’가 출마의 변이다.

그러나 그의 출마선언에 무게가 실리지 못하는 것 같다. 과연 JP가 12월 본선까지 버틸 것인지, 5년 전 처럼 타당후보와 짝짓기 위한 모션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하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은 것이다. JP로서도 1987년 대선출마 낙선 이래 15년만의 출마인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시큰둥하게 바라보는데 실망한 눈치다.

JP는 당초 대전 실내체육관에서 2만 명을 불러 모아 대대적으로 출정식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장소를 유성관광호텔로 바꾸고 참석자도 줄여 ‘조촐하게’ 행사를 축소했다.

그에 앞서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내각제 ‘퇴짜’를 맞았고,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으로부터도 내각제 연대에 냉담한 대접을 받았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충청권 유력인사들의 한나라당행이 줄을 이었다. JP로서는 안팎으로 ‘김이 새는’ 환경 속에서 대권선언을 한 셈이다.

***대선출마선언 불구, 믿는 사람 거의 없어**

정치권에서 그가 대선에 실제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자민련 말고는 거의 없다. 결국 적당한 시점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타당후보를 지원하거나,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정계를 은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이런 해석은 그가 YS로부터 ‘신당창당’ 또는 ‘내각제개헌’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접한 뒤에 부쩍 늘고 있다. JP에게 YS는 거의 유일한 우군이었지만 YS가 “평생 내각제를 지지해 본적 없다”고 말한 순간 JP의 내각제개헌과 신당창당 구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신년인사차 YS를 방문하고 밀담을 나눈 뒤 두 사람 사이의 밀월 가능성이 겹쳐지면서 YS에게서 JP카드는 효력이 급속히 떨어졌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JP가 내각제를 반대한 YS를 향해 ‘3당합당 때 내각제 합의서에 서명한 사람이 누구냐’고 비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JP는 정치권에서 사실상 고립무원이다. 이회창 총재는 여전히 자기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게다가 “구상유취”라고 비난하다 하루아침에 “훌륭한 사람”으로 극찬한 이인제 고문까지도 내각제 연대에 냉담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입지가 극히 좁아지고 말았다. 대통령출마를 선언했지만 공허하게 까지 들린 것은 이런 전후사정 때문이다.

그렇다면 JP의 선택은 무엇일까. 그에게서 최근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JP 언행에 미묘한 변화 나타나**

그는 자민련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비협조적인 이회창 총재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극언을 퍼부어 왔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은 점잖은 편이다. “‘죽음의 사자’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저주를 퍼부었다.

그러나 최근 그는 “배운 사람이 함부로 말해서 후회스럽다”고 이 총재를 향해 사과 비슷한 말을 했다. 한나라당의 충청권 침투에 불같이 화를 내온 JP가 “정당이 지지를 많이 얻고자 하는 것은 본연의 자세”, “어떤 당이 충청도에 가서 어떤 행동을 하든 상관없다”는 말을 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물밑에서는 이총재와 JP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기야 JP로서는 이회창 총재와의 연대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이 총재의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고, 노선과 주의주장도 한나라당에 경사되어 있다.

한번 결별한 민주당과 다시 손잡는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다시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예 선택의 여지를 없애버린 것도 그다. 민주당정권이 너무 무능하고 너무 썩었다.

이인제 고문을 지원하려니 당선가능성도 불확실하고 세대로 봐도 부자지간과 비슷해 어색하다. “가만히 보면 이인제 만한 사람도 없다”고 극찬했지만 내각제를 뿌리친 그가 괘씸하기도 할 것이다.

만약 이인제를 지지한다면 자민련 소속 의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크다. 이고문과 가까운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친한나라당 성향이다. 최악의 경우 JP 혼자 당을 떠나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모의원은 이회창 총재에게 눈도장을 찍기 바쁘다는 정보도 나돈다. JP가 민주당 또는 이인제 고문과 연대하기 힘든 정황들이다.

***지방선거 전후 결론날 것**

그렇다면 JP는 결국 이회창 총재를 지지하게 될 것인가. 그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이 총재가 JP에게 냉담하다. 하지만 그건 ‘지금 당장 JP와 손잡을 이유가 없다’는 이 총재의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선을 1년 가까이 앞두고 그와 연대할 경우 당내의 개혁파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내 反이인제 세력과 한나라당 개혁파들이 손잡고 개혁신당이라도 만들고 나오면 골치 아파진다.

무엇보다 JP는 신뢰하기 어렵다. 믿는다 해도 어떤 골치 아픈 요구를 할지 모른다. 내각제로 고리를 건다면 국민들이 5년전 내각제 사기극의 재판이라고 볼 것이다. 또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JP가 더 방황하고 냉대 받고 진이 빠진 뒤 손을 잡는다면 수월하게 다룰 수 있다고 보는지도 모른다. 속으로는 그가 이인제에게 갈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한나라당의 이런 분석에 상당히 일리가 있다. JP 측근들도 대선출마를 포기한다면 선택은 이회창 뿐이라고 말한다. JP가 정계를 은퇴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흐트러진 국가를 재건하는데 일조하는 차원에서 한나라당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YS가 한나라당으로 선회한 것도 작용하는 듯 하다. DJ, YS를 묶어 3김 후보로 출마하려는 계획이 YS의 이탈과 DJ의 무력화로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JP의 최종 선택은 6월 지방선거가 결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공세로 충북은 사실상 넘어갔다고 보는 자민련으로서는 대전과 충남이 위태로울 때 타당과의 연합공천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연합공천은 너무 부담스럽다. 한나라당과의 연합이 최상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 16대 시도 가운데 호남을 제외하고 13대 시도를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JP가 최종 진로를 선택한다면 지방선거 직전 또는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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