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다" 엄살. 우리 '넉넉, 한나라도 '부자당'

지난해 의원 1인당 1억4천만원 모금, '여다야소' 현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는 22일, 2004년 정당과 후원회의 재산 및 수입ㆍ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회의원 후원회의 모금 총액은 4백4억원으로 의원 1인당 평균 1억4천2백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당후원회 모금액 1위는 우리당, 납입자수는 민노당**

선관위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국회의원후원회의 모금내역은 모금총액이 4백4억원으로 전년도(5백14억원)에 비해 1백10억원이 줄었다. 후원회당 평균모금액도 1억4천2백만원으로 2003년도의 2억3백만원에 비해 6천1백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총선이 있던 지난해 후원금 모금 상한액인 3억원(선거가 없는 해는 1억5천만원)에는 절반밖에 안되는 것이지만, 후원금이 연간 몇백만원~몇천만원에 불과해 의정활동이 힘들다는 의원들의 불만은 '엄살'임을 반증한다. 정치자금법 개정을 주도한 오세훈 전의원도 최근 "내가 국회의원을 해본 입장에서 1년에 1억원이면 의정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정당후원회의 모금총액은 89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백22억원이 감소했지만,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이 45억원, 민주노동당이 6억원 증가했다. 한나라당은 36억원, 민주당은 1백5억원이 감소했다.

정당후원회의 후원금 모금액과 납입자수를 보면 열린우리당에 2천1백10명이 51억원, 한나라당에 1천2백4명이 6억원을 납입했다. 민주노동당은 1만6천7백78명이 14억원을 기록해 타 정당에 비해 소액다수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재산 9백74억원, 우리당 40억원**

가장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 '부자당'은 한나라당(9백74억원)이었고, 정당 후원금과 국회의원 후원금 등 2004년 한해동안 가장 수입이 많이 늘어난 정당은 열린우리당으로 드러났다.

정당의 총 재산상황은 2003년(1천7백22억)보다 6백44억이 감소한 1천78억원으로, 정당별로 보면 열린우리당은 40억원으로 25억원이(2003년 15억) 증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5백1억원(2003년 1천4백75억)이 감소한 9백74억원, 민주노동당은 3억원이 감소한 8억원, 새천년민주당은 1백33억원이 감소한 10억원, 자민련은 18억원이 감소한 43억원으로 각 정당의 재산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의 수입총액은 1천6백77억원으로 2003년(1천7백58억)보다 81억원이 감소했으며, 정당별로 보면 열린우리당이 3백2억원, 한나라당이 70억원, 민주노동당이 73억원, 자민련이 21억원이 증가한 반면 새천년민주당은 4백25억원이 감소했다.

2004년 한해동안 수입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열린우리당에선 정당별로 고르게 인상된 보조금 외에 당비와 후원금 수입이 타 정당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당비는 2003년 24억원에서 2004년 1백8억으로 증가했고, 후원회 기부금도 2003년 3억9천만원에서 2004년 43억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보조금은 13억원에서 1백56억원으로 증가했다.

70억원 수입이 증가한 한나라당은 보조금 인상이 수입의 큰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당비와 후원금 기부금은 전년대비 크게 감소해 열린우리당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2003년도 1백46억원을 모금했던 당비는 2004년 47억원으로 줄었고, 2003년 1백24억원을 모금한 후원회기부금은 2004년 10억원으로 현저히 줄었다. 다만 보조금이 1백15억원에서 2백5억원으로 증가했고, 여의도 당사를 매각해 기타 수입이 전년도 1백63억원에서 4백70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그나마 전체 수입 증가에 기여했다.

민주노동당은 당비 66억원(2003년 32억원), 후원회 기부금 10억원(2003년 6억원), 보조금 22억원(2003년 5억원)으로 전체적으로 고른 수입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대비 수입이 크게 감소한 민주당은 당비 23억원 (2003년 1백61억원), 후원회 기부금 1억원(2003년 1백33억원)으로 크게 감소해 여당시절이었을 때와의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우리당, 전년대비 정당 지출액 증가액 1위**

정당의 지출액은 2003년도(1천5백14억)보다 47억원이 줄어든 1천4백67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 2백78억원, 한나라당 1백32억원, 민주노동당 67억원, 자민련 13억원이 증가한 반면 민주당은 4백22억원 감소했다.

2004년 총선을 거쳐 원내 과반의석을 획득하며 덩치가 커진 열린우리당에서 지출액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우선 기본경비가 33억원에서 1백3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정책개발비도 3억원에서 30억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조직활동비는 4억원에서 55억원으로 선전비는 4억원에서 29억원으로 전반적으로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나라당은 기본 경비가 3백억원에서 5백2억원으로 늘었을 뿐, 정책개발비(71억→44억), 당원교육훈련비(10억→2천4백만원), 조직활동비(69억→41억) 등 대체로 각분야에서 지출이 줄었고, 2003년 26억원을 지출했던 의정활동지원비는 2004년엔 한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조직활동비가 6억원에서 43억원으로, 선거비가 1억원에서 17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위 10위에 여당 소속 8명**

한편 후원금 모금을 가장 많이 한 의원은 김원기 국회의장으로 5억7천8백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계륜 의원이 4억5천4백만원으로 2위, 홍재형 의원이 4억4천9백만원으로 3위, 이종걸 의원이 4억3천2백만원으로 4위, 신기남 의원이 3억9천9백만원으로 5위를 기록해 무소속인 김 의장을 포함해 여당 의원들이 상위 5위권을 싹쓸이했다.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중 이호웅 의원이 3억8천1백만원으로 7위, 송영길 의원이 3억7천8백만원으로 8위, 박병석 의원이 3억6천4백만원으로 9위, 이계안 의원이 3억5천6백만원으로 10위에 순위를 올렸다. 10위권에 야당 의원은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만 3억8천2백만원으로 6위에 올랐다.

이들이 연간 모금액 상한선인 3억원을 넘긴 것은 개정된 정자법이 적용되기 전(2004년3월 이전)의 모금액이 누적된 결과다.

또한 20위권에는 우리당 소속 의원이 13명,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4명, 민주당 2명, 무소속(김원기 의장) 1명이 포함돼 여당 소속 의원들의 지갑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가 이날 공개한 2004년도 정당ㆍ후원회의 재산 및 수입ㆍ지출내역은 200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정당ㆍ후원회의 재산상황,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내역 및 결산내역을 제출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