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축구 황제냐 프랑스 예술축구의 지휘자냐’.
차기 유럽축구연맹(UEFA)회장직을 놓고 프란츠 베켄바워와 미셸 플라티니가 각축전을 펼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블라터 회장이 베켄바워를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플라티니는 15일(현지시간) 회장 출마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등 세계주요언론은 15일 “현 UEFA회장인 레나트 요한손에게 출마의사를 서신으로 전했다. 세계축구계에는 많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데 한 몫하고자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힌 플라티니의 회장직 출마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플라티니는 “사업쪽으로만 치닫고 있는 축구를 지양해야 한다. 내가 당선되면 UEFA는 지금보다 적은 돈을 벌게될 것이다. 풀뿌리 축구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축구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티니는 또 “빅 리그의 클럽들은 오직 자기들끼리의 경기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한다. 네덜란드의 아약스 같은 구단은 더 이상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없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포맷을 2백56개 팀이 처음부터 토너먼트를 펼치는 방식으로 할 수는 없지만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며 유럽축구 ‘스몰 마켓팀’의 활성화를 지원사격했다.
플라티니는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1982년 있었던 비화도 공개했다. 플라티니는 당시 잉글랜드 토튼햄, 아스날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내용이다. 플라티니는 “아내도 런던으로 가는 걸 희망했지만 경기수가 너무 많은 잉글랜드 대신 나는 이탈리아(유벤투스)를 택했다. 겨울철 휴식기를 충분히 갖지 못하면 봄에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빡빡한 스케줄을 꼬집었다.
이탈리아계 프랑스인 플라티니는 프랑스를 198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1982, 1986년 월드컵에서는 4강까지 올려놓았다. 플라티니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공동 조직위원장을 거쳐 프랑스축구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해왔다.
플라티니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베켄바워는 선수와 감독으로 독일을 월드컵 우승으로 견인한 세계축구계의 거물이다. 특히 베켄바워와 플라티니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4강에서 감독과 선수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당시 베켄바워가 이끄는 독일은 우승후보 브라질을 꺾고 올라온 프랑스를 2대0으로 제압했다. 1982년 월드컵 4강에서도 연장전 사투끝에 독일에게 패했던 프랑스 예술축구의 지휘자 플라티니가 또다시 눈물을 흘린 셈이었다.
지난 해 UEFA 홍보담당 윌리암 게일라드 이사는 “요한손 현회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것이다. UEFA는 축구스타 출신에게 회장직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 대상으로는 베켄바워와 플라티니가 거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아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베켄바워는 현 FIFA 블라터 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축구연맹 회장선거는 2006년 4월 또는 2007년에 펼쳐질 예정이며 정확한 선거일시는 다음 달에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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