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적이 누구인지 밝히라"는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의 내정간섭 발언에 대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부여권의 정면 비판을 놓고 한나라당은 "형식적, 내용적으로 외교관례에 어긋난 대응"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송영선 "하이드 발언은 우리의 아픈곳 찌른 것"**
송영선 의원은 15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한미연합체제는 북한을 공동의 주적으로 보기 때문에 성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드 국제관계위원장의 발언이 내정간섭인 것으로 보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사정의 아픈 곳을 찌른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 의원은 "소련의 붕괴 이후 미일안보동맹이 필요하냐 그렇지 않냐는 것을두고 2년동안 논쟁을 벌였다. 우리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며 "북한을 주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작계5027'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에 69만명의 파병을 요청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하이드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정부가 정체성의 위기를 미국에 보여줬기 때문에 북에 대한 위치를 확고히 해달라는 채찍질로 본다"고 부연했다.
***박진 "정장관 반박, 형식적-외교적 관계 어긋나"**
당내 외교통인 박진 의원도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조약이 맺어진 상황은 북한을 상대로 맺어진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가세했다.
박 의원은 "조약이 체결된 역사적 맥락에서 북한을 군사안보적으로 어떠한 대상으로 다룰 것인가에 대한 한미간의 의견일치를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또 하이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정면비판에 대해서도 "미국 정치인이 한 얘기에 대해 외교상 카운터파트도 아닌 정부 외교안보분야의 팀장인 정 장관이 적접 나서서 반박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내용적으로도 한미간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조율을 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협의를 해야할 사항이지 장관이 감정적으로 직접 반박한 것은 성숙치 못한 태도이자 한미간 이견조율의 실패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이드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의 핵보유선언 이후 미국 조야에서 확산되고 있는 우려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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