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를 찾기 힘든 대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제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두 후보 모두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연택, 김정길 후보는 21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정책토론회를 통해 대동소이한 공약을 내걸었지만 체육계 최대 관심사인 재정확보 및 체육청 신설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이연택 "스포츠마케팅으로 재원확충" vs 김정길 "정부예산 확충"**
이연택 후보는 재정확보 방안과 관련, “언제까지 체육계가 밥을 빌어먹는 신세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이탈리아나 영국처럼 로토, 토토로 조성된 기금의 일부를 체육회에 배분하도록 하고 체육회 스스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추진하겠다. 나는 적자에 허덕이던 국민체육진흥공단도 흑자로 전환시킨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정길 후보는 “스포츠마케팅 사업은 성공보장이 안된다. 적어도 체육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할 때까지는 정부예산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현재 정부예산 중 약 0.23%가 체육계의 몫이다. 체육회장에 당선되면 향후 10년내에 선진국과 비슷한 수치인 1%대로 정부지원비율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체육청의 신설문제를 놓고도 첨예한 대립을 했다.
김정길 후보는 “정부와 대화가 되고 대통령도 설득할 수 있는 내가 체육회장 후보로 적합하다”며 “체육청 신설을 통해 이에 걸맞는 예산을 따내겠다”고 주장했다.
이연택 후보는 이에 대해 “정부조직은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게 아니다. 체육계에 발언권을 확대하는 방법이 체육청이 아니라 체육부 신설이다. 정부조직은 유사기능을 가진 조직통합이 세계적 추세다. 프랑스와 같은 체육청소년부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료’ 출신의 이 후보가 서울올림픽, 월드컵 등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정자립을 통한 체육계의 점진적 위상변화를 모색하는 반면 ‘정치인’ 출신의 김 후보는 현 정부와의 친밀감을 십분 살려 체육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표적수사 논란은 비켜나가**
한편 김정길 후보는 이연택 후보의 ‘검찰내사’와 관련 “나도 지난해 총선을 한달 앞두고 대선자금 비리 의혹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이 후보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 일부에선 이번 내사가 ‘표적수사’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내사 역풍을 경계했다.
이연택 후보는 “내가 당선되도 검찰내사로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소문까지 도는 등 체육계의 집안행사가 얼룩져 가슴이 아프다”라고 언급했다.
제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23일 오전 11시 올림픽파크텔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체육계가 이연택 후보의 경험을 선택할 지, 김정길 후보의 친여(親與) 프리미엄을 선택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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