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00일째를 맞은 지율스님의 건강상태에 대해 법륜스님은 3일 "지율스님은 현재 정신력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어, 강제 조치를 취할 때 정신적 절망에 의한 쇼크사가 염려된다"며 "우선 절대안정을 취해야 하고 그 다음에 정신적 희망을 줘서 생기를 얻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스님 "지율 살리는 길은 정신적 희망의 꽃을 피우는 것"**
법륜스님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모처럼 국민의 아픔을 알고 따뜻한 손길을 보내기 시작했고, 조계종 총무원장님을 비롯해 강원룡 목사와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사회계의 관심에 조금씩 희망의 싹이 트이고 있다"며 "이러한 관심에 지율 스님도 자신의 진의(眞意)가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의 안정을 갖고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법륜스님은 이어 "불가능의 벽에 가능의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함께 더 노력하면 희망의 꽃을 피울수 있지 않겠냐"고 지율스님을 살리는 길은 육체적 치료가 아니라 정신적 희망임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한 사람이 죽어가며 간절히 염원하는 문제인데, 발파공사만이라도 중단하고 환경영향 '평가'이든 '조사'이든 실질적인 환경조사를 하자는 요구가 정말 그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율스님 "언론, 내 단식보다 환경가치 강조해달라"**
지율스님은 법륜스님을 통해 기자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지율스님은 "이제는 우리 사회가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느끼고 알아야 한다"며 "내가 좀 더 그것을 예민하게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
지율스님은 이어 "지금은 관심이 천성산에 집중돼 있지만, 이 관심이 모든 자연에게 돌려져야 합니다"라며 "현재 우리 사회는 개발가치와 환경가치에 대한 가치관적 혼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경가치에 대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율스님은 "앞으로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세계관이 인정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지율스님은 또 기자들에게 "저의 단식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율스님 마음의 안정 찾아가**
한편 법륜스님은 지율스님이 현재 물을 넘기기 힘들어 둥굴레차를 조금씩 마시고 있으며, 기운이 있을 때는 도롱뇽 퀼트 바느질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륜스님은 "오늘(3일)은 원택, 법정스님 등이 방문하고, 국회의원 한 명과 부산시장의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그러나 지율스님이 아무도 만나길 원하지 않고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해, 이날 오후 지율스님을 찾을 예정인 이해찬 국무총리도 만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법륜스님은 전날 김수환 추기경 등을 면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계종 총무원장의 경우 미리 방문 계획을 알렸고, 지율스님을 조계종 종단의 일원으로 보듬기 위한 의미였기 때문에 면담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김 추기경은 나를 만나 얘기를 듣기로 했던 것이지, 일부 언론 보도처럼 가톨릭이기 때문에 만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율스님이 법륜스님을 통해 전한 메시지 전문이다.
***지율스님 메시지**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기자님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이 문제를 다뤄준 기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느끼고 알아야 합니다. 내가 조금 더 그것을 예민하게 느낄 뿐입니다. 지금 관심이 천성산에 집중돼 있지만, 이 관심이 모든 자연에게 돌려져야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개발가치와 환경가치에 대한 가치관적 혼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경가치에 대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문화 다양한 세계관이 인정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자님들 저의 단식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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