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문제는 총리실이 주관하고 있다."
단식 99일째인 지율스님 문제와 관련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2일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말한 답이다. 이는 지율스님의 단식이 1백일에 육박하면서 긴박한 상황에 다다른 가운데 나온 청와대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이강철 수석, 김수환 추기경 신임인사차 찾아간 것"**
청와대는 지난해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상적 국정운영의 책임을 총리에게 맡긴 만큼 이같은 업무분장이 "정부 나름의 질서와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총리가 환경부, 건설교통부 등 관련부처와 합의해 결정할 문제이고, 실무는 총리실로 자리를 옮겨간 남영주 민정비서관이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청와대에서 이 문제를 맡고 있는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의 일거수일투족에 기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부담감을 표했다.
전날인 1일 이 수석이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지율스님 문제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실제로 김 추기경이 2일 지율스님측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대변인은 "이 수석이 김 추기경을 찾은 것은 신임 인사차, 또 설을 맞아 대통령 인사를 전하는 게 주목적이었다"면서 "그러면서 지율스님 문제에 대해서도 중재를 부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수석의 활동을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지금 시민사회수석의 모든 활동이 지율스님 문제와 연관되어 확대되고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총리실이 주관하고 있는데 시민사회수석의 일정을 공개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활동이 중요하고 그 일환으로 시민사회수석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율스님 문제는 총리실 주관"이라는 김 대변인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이강철 신임수석은 지난달 31일 지율스님이 단식중인 정토사를 방문해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해법을 모색하는 등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깊게 관여해 왔다.
또한 지율스님의 단식이 지난 2002년 대선때 노대통령의 '천성산 터널 백지화 공약' 준수를 촉구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와대의 이같은 주장은 '책임 회피 논리'가 아니냐는 비판도 사고 있다.
***"노 대통령 공식적 언급 없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일 이강철 수석으로부터 지율스님 문제에 대해 보고를 들었다고 김 대변인이 밝혔다. 그는 "어제 시민사회수석실 업무를 보고하면서 아무래도 이 문제가 현안이니까 잠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상적 보고'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김 대변인은 "특별한 언급, 공식적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율스님 문제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은 "환경단체 등과 공동조사단을 꾸려 공동조사는 실시하되 공사 중단은 불가능하다"는 것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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