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생 의혹' 정-재계 로비에 수사력 집중

김연배 한화부회장 구속수감, 야당의원 자금수수도 파악

'대생 인수 의혹' 관련 검찰에 의해 사전영장이 청구된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이 27일 저녁 구속수감됐다.

***'대생 인수 의혹' 김연배 한화 부회장 구속수감**

서울중앙지법 이혜광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됐고, 입찰방해와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한화측이 현 여권 고위인사인 L씨에게 지난 2002년 9월께 대선자금 제공을 위해 조성한 비자금 일부를 건넨 혐의를 포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L씨는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으로, 대한생명을 매각을 주관하는 금융감독위원회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씨는 그러나 "당시 정부와 사이가 좋지 않아 대한생명 인수에 영향력을 발휘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김 부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관련 여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지난 대선자금 수사때부터 확보한 한화그룹의 비자금 조성 규모와 사용처 조사 내용을 중심으로 김 부회장을 상대로 추가 금품 로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회장 검찰 조사 받게 될지 주목**

김 부회장의 구속에 이어 김승연 회장이 이번 대생 인수 의혹에 어느정도 관여했고,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대생 인수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었던 전윤철 감사원장에게 15억원의 금품 로비를 벌이거나 맥쿼리생명을 컨소시엄에 참여토록 하는 등의 인수 과정에서 그룹 최고 결정권자인 김승연 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설 연휴를 전후해 김 회장을 직접 소환 조사를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화그룹의 대생 인수 비리 의혹은 상당히 오래된 일이라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지난 대선자금 수사에서 한화그룹의 채권 매입 규모와 흐름이 상당 부분 파악돼 있다"며 "상식적으로 봤을 때 김 회장이 인수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김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곧바로 수감하지 않고 3시간 가량 추가 조사를 벌이는 열의를 보였다.

김 부회장은 그러나 "대생 인수는 김 회장이 전권을 위임한 사안으로 김 회장은 이번 일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김 회장의 관련 여부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