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왕특보'로 불려온 최측근 이강철 열린우리당 집행위원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유력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 된 시민사회수석에 이 위원이 단수 후보로 올라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盧, 당선 직후 이강철 불러 "노고 잊지 않겠다"**
청와대에서 밝힌 인선 배경은 우선 이 위원이 노 대통령과 10년 이상 함께한 정치적 동지로, 노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최근 문재인 수석을 다시 민정수석으로 앉히고, 앞서 천호선 의전비서관을 국정상황실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청와대 참모진 인사와 관련된 일련의 '측근 전진배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집권 3년차를 맞아 보수세력으로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는 노 대통령이 이에 따른 권력중추 약화를 예방하기 위해 청와대와 여권 핵심 포스트에 자신의 측근을 배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위원은 1987년 '양김 후보단일화' 활동을 같이하며 노 대통령과 처음 만나게 됐고,90년대 초반 '꼬마민주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활동을 함께 했다. 이후 이 위원이 노 대통령이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됐다.
지방자치연구소에 있을 때부터 '조직통'이었던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후보 조직특보를 맡아 최일선에서 노 대통령을 도왔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그를 청와대로 불러 "그동안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로 노 대통령의 이 위원에 대한 신뢰는 깊다.
지난해 총선 때는 지역구도 타파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하며 영남지역에 강한 애착을 가졌던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이 위원은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을 맡으며, 직접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 동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노 대통령은 이 위원이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인 지난해 5월 그를 '대통령 정치특보'로 기용하려 했으나 야당의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이 일로 노 대통령의 이 위원에 대한 '마음의 빚'은 더욱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후에도 국정원 차장 등 여러 자리를 놓고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지난 1월 열린우리당 집행위원으로 선임될 때까지 별다른 직함을 갖지 못한 채 야인으로 지냈다. 이 위원 본인은 지난해 후반부터 정찬용 전 인사수석 후임을 강력히 희망했으나 '호남 인사수석, 영남 민정수석'이라는 지역 안배 때문에 이번에도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정치적 색채가 너무 강해..."**
청와대가 내세운 또 다른 인선 이유는 "이 위원이 대구·경북(TK) 지역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줄곧 사회운동과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대화 상대인 시민단체들은 그다지 환영하는 눈치는 아니다. 이 위원이 지나치게 정치적 색채가 강해 시민사회와 대화 채널을 맡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진 인사는 대통령 권한이며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지율스님 사태 등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시민사회 내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이 위원이 시민사회수석에 적합한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선 노 대통령 당선 이후 사실상 TK 맹주로 등극한 이 위원이 이후 불미스런 소문에 시달렸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위원 측근은 "세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만 10여개인데 그 중에 한두개만 사실로 드러나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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