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일본의 대북경제제재에 반대한다고 보도된 것과 관련, "제재를 완전히 반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盧 "대북경제제재 반대한 것 아닌데..."**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하쿠스이칸(白水館) 호텔 정원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함께 산책하면서 "난 어제 고이즈미 총리가 (대북경제제재 문제에) 신중하게 잘 대처하고 있다는 말만 했지 제재를 완전히 반대한다고 한 건 아닌데, 오늘 아침에 보니까 전부 '제재 반대'로만 돼있더라"고 말하며 손을 뻗어 고이즈미 총리의 팔을 잡으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같은 노 대통령 발언은 노대통령의 전일 '대북제재 반대' 보도후 고이즈미 총리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전날 한.일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보낸 납북 일본인의 유골이 가짜로 드러난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경제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것과 관련, "북일 수교와 북핵 문제 해결은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반드시 추구해야할 목표"라며 "너무 성급한 판단이 북일수교나 6자회담에 나쁜 영향을 미치면 일본 국익에도 맞지 않다"고 신중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노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신중한 대응을 당부하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대북(對北) 정책 입지가 매우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고이즈미, 盧 이라크 방문에 관심 표명**
양국 정상은 이날 산책을 마치고 호텔내 환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일본 다도계의 대표적 인물인 우라센(裏千)가(家)의 센소시쓰(千宗室)의 다도실연을 지켜보며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먼저 전날 만찬에 나온 모리주(酒)를 언급하면서 "어제 저녁 술은 향기도 좋았지만 많이 취하지도 않는 술이었다"고 말하자 고이즈미 총리는 "나는 많이 취했다"고 편안한 분위기였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있었던 공식 만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8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 노 대통령이 이라크 자이툰 부대를 전격 방문했던 것에 관심을 표하며 "어떻게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됐느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마침 다른 곳을 거쳐 가니까 처음부터 아무도 생각을 못해 보안이 유지된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환담이 끝난 뒤 고이즈미 총리와의 작별 인사를 나누고, 일본 실무 마지막 일정인 가고시마현 히가시(東市) 이치키초(來町)에 위치한 조선 도공의 후예로 일본 도예의 명가인 `심수관(沈壽官)가(家)'를 찾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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