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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말바프와 '칸다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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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말바프와 '칸다하르'

아프간 비극, 세계에 알려

현재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프카니스탄이 처한 비극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칸다하르’가 상영되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든 모흐센 마흐말바프감독은 1951년에 이란 테헤란 빈민가에서 출생하여 15살 때부터 반정부 종교운동에 가담했던 반항적 인물이었다. 그는 게릴라 집단을 결성해 활동하다가 1974년 경찰서 습격죄목으로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됐다.

1978년 회교혁명 이후 그는 정치활동을 접고 문화방면으로 활동방향을 바꿔 단편소설, 희곡저술, 라디오프로그램 제작 등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1982년작 인 ‘나수의 후회’ (Nassooh’s Repentance)로 감독 데뷔를 했으며, 당시 이란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보이콧’ (Boycott 1985), 이란-이라크 전쟁을 경험한 사진사의 인생유전을 다룬 ‘축복된 결혼’ (Marriage of the Blessed 1989) 등을 연출했다.

마흐말바프는 다른 이란감독들이 영화의 예술성에 치중하는 데 비해 흥행성도 갖춘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평론가와 대중들에게 모두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 중 ‘사랑의 시간’ (Time of Love,1995)은 칸영화제 초청작이었으나 정작 이란 내에서는 정부에 의해 정치적인 이유로 상영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이슬람적인 종교색채에서 탈피한 독특한 고유문화(페르시아문명)에 기초한 환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세계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2회,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그의 작품들이 연달아 소개 되었고 양탄자 짜는 노동자들의 삶과 환상적인 화면이 조화를 이룬 ‘가베'(Gab-beh,1996)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됐으며 작년 5회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가족과 함께 특별게스트로 방문하기도 했다.

하늘에서 다리(足)가 떨어지고 불구자들이 그 다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환상 같은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칸다하르’는 곧 그 환상이 아프카니스탄의 난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임을 보여준다.

전쟁 중 지뢰로 다리를 잃은 난민들이 구호단체가 비행기에서 뿌리는 의족을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내전중인 조국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캐나다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언론인 나파스는 고국으로부터 절망적인 편지 한통을 받는다. 그 편지에는 다가오는 개기일식 전에 끔찍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자살하겠다는 여동생의 소식이 들어있었다.

나파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예전에 자신이 탈출했던 길을 다시 거슬러 아프칸 내부로 들어갈 결심을 한다. 이를 위해 이란과 아프칸 사이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난민 캠프를 가로질러 가는 여정이 이 영화의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혼합된 형식으로 이어지며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 지뢰를 밟아 다리가 잘려나간 사람들, 차도르에 갇혀 억압받는 여성들의 모습 등을 차례로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결국 주인공은 혼란스런 상황으로 인해 고향에 이르지 못하고 길 위에서 멈추고 의족을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난민들의 처절한 모습을 다시 보여 주며 영화는 끝맺는다.

이 작품은 실제 아프카니스탄에서는 지뢰와 무장조직들의 협박으로 촬영을 하지 못하고 이란의 아프칸 접경지역에서 촬영됐다고 한다.또 이 영화에 나오는 난민캠프의 적십자 간호원이나 피난민들은 실제 인물들이 역을 맡아 연기를 했다.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지석씨는 이 영화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이 참상을 외면하지 말라는, 죽음의 땅에서 전 인류에게 영상으로 전하는 메시지”라고 평했다.

감독자신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기자회견 때 이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12살인 나의 딸과 동갑인 소녀들이 피난민 캠프에서 굶어 죽는 것을 보고 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비극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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