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매너리즘 벗어난 한국축구 격려해 달라”

[프레시안 스포츠]기회되면 K리그 감독직도 검토

허정무 국가대표 축구팀 수석코치는 25일 축구회관 5층에서 열린 사임 기자회견에서 “2차예선에서 시원스런 경기를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대표팀은 좋아지고 있다. 관심을 갖고 대표팀을 지켜보면서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정무 수석코치는 “몰디브전이 끝나고 사임의사를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에게 직접 말하는 것보다 정확한 통역으로 협회에 먼저 얘기했다. 취업비자문제로 중국에 있는 본프레레 감독에겐 간접적으로 사임의사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 코치는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뒤 감독선임 문제라는 첫 단추를 잘못끼고 고전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외국인이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좌하기 위해 고민끝에 코치직을 수락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을 한 사람으로서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부담을 갖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본프레레 감독과의 불화설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허 코치는 “그건 오해다. 밖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심각한 불화가 있었다면 코치직을 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전술과 훈련부문에 대해 의견차이를 보인 적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어느 팀에서 흔히 있는 모습”이라고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는 또 “지금하고 있는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일을 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프로축구 감독으로 진출할 의사도 있다. 프로팀에서 러브콜을 받은 적은 없고 대표팀 코치직 사임문제와 연관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향후계획을 언급했다.

허 코치는 이어 “본프레레 감독은 이제 한국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했고 최종예선부터는 나름대로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후임코치는 우리나라에 유능한 분이 많기 때문에 걱정할 일 없다. 감독을 했던 사람도 코치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주말경에 비자문제를 마무리짓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본프레레 감독이 귀국한 이후 후임코치 인선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월 19일 독일과의 평가전을 치르고 내년 1월에는 코스타리카, 미국,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초에 잇따라 펼쳐지는 평가전에는 시즌이 한창인 유럽파보다는 국내파들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보여 자연스런 세대교체 가능성과 포지션별 경쟁구도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이 지난 5~6월 국내파 중심의 유럽원정이후 상승세를 탄 것처럼 본프레레호에게 미국 원정은 중요한 변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