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7일 천신만고끝에 몰디브를 2대0으로 제압하고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힘겹게 진출했다.
***한국축구 살린 김두현의 중거리포**
역시 본프레레 감독의 말처럼 첫번째 골이 몰디브전의 최대관건이었다. 전반을 0대0으로 끝낸 한국은 후반전에도 맹공세를 폈지만 몰디브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승리를 하지 못하면 자칫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21분 올림픽팀 공격조율사로 활약했던 김두현의 회심의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네트를 가르는 순간 경기시작부터 ‘골’을 외치며 애타게 선제골을 기다린 6만관중은 일제히 환호했다. 시종일관 '전원수비’ 작전을 피며 볼을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내는 데 급급했던 몰디브 수비도 김두현의 중거리 슛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남일의 부상공백으로 본프레레호 탑승의 기회를 잡은 김두현의 골은 3년동안 단 한차례의 승리도 얻지 못하며 지긋지긋하게 대표팀을 괴롭혔던 ‘상암구장 징크스’와 지난 3월 몰디브와의 수치스런 무승부를 씻어버린 가뭄끝의 단비였다.
첫골을 넣으면서 불안감에서 탈피한 한국은 후반 34분 설기현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조재진의 발을 스쳤지만 이동국이 마무리했다.
***30개 슈팅에 단 2골**
최종예선에 진출하긴 했으나, 이날 경기는 졸전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무수히 많은 득점기회를 모두 놓쳤다. 한국은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서 정교한 슈팅을 하지 못했고 볼을 갖고 있지 않은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단조로와 애를 먹었다.
전반 22분 박지성의 논스톱 슛을 시작으로 31분에는 이동국의 헤딩슛이 빗나갔고 39분에는 조재진의 백헤딩에 이어 이동국이 단독기회를 잡았지만 왼발슛이 골대를 외면했다. 41분에는 조재진의 헤딩슛을 몰디브의 임란 모하메드 골키퍼가 육탄방어를 하며 막아냈고 흘러 나온 공을 최진철이 처리했지만 또다시 빗나갔다. 쉴새없는 공격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김두현은 과감하게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슛을 쐈지만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본프레레 감독은 경기후 “2차예선에서는 상대팀들이 수비 위주로 나섰고 볼이 오면 걷어내기만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는 이전 팀들보다 수준 높은 팀들과 맞붙기 때문에 우리도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에서 4승 2무를 기록하며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줬지만 세대 교체와 골결정력 부재 등 해묵은 과제를 그대로 떠안게 됐다. 특히 한국은 골에 대한 중압감이 있었다 해도 몰디브전에서 30개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단 2골밖에 성공시키지 못했고 20여회의 세트플레이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8개국이 겨루는 최종예선에는 우리 축구가 유달리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팀이 4개팀이나 올라왔다. 현 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독일 월드컵 진출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닐 성 싶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