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뒤엎고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5조에서 승점 11점을 확보하며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낸 북한은 40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최종예선에서 피하고 싶은 팀으로 이란을 지목해 주목된다.
***북한 "최강의 팀은 이란"**
전 국제심판이었고 현재 북한 축구팀의 김종식 매니저는 16일 AFC(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내 생각에 최고의 팀은 이란이다. 이란은 체력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다. 만약 북한이 일본이나 중국과 경기를 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 우리의 목표는 최종예선을 통해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의 일원으로 두바이에 파견된 리학무 씨도 "최근 일본과 한국이 가장 강했지만 우리가 모든 팀들을 연구해 본 결과 이란이 최고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최종예선에서 기피대상 1호팀으로 지목한 이란은 아직 최종예선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란은 마지막 경기를 약체 라오스와 펼치기 때문에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란은 1조에서 승점 12점으로 요르단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이란은 '국민영웅' 알리 다에이, 알리 카리미와 미드필드 사령관 마다비키아, 노장 코다드 아지지가 주축선수들이다. 여기에 올림픽예선전에서 큰 활약을 했던 에반 모발리와 호세인 카에비도 중원에서 공격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40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하나**
당초 아시아지역 2차예선 5조에서는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의 우위가 점쳐졌지만 북한은 2차예선 11골 가운데 4골을 터뜨린 골잡이 홍영조의 활약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어, 그 어느때보다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다.
현역시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북한 윤종수 감독(42세)은 "나는 북한이 2차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조 선두이기 때문에 내 목표는 팀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끄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17일 UAE와의 원정경기에 홍영조가 맹장염 수술을 받느라 불참해 선수구성에 차질을 빚었다. 윤종수 감독은 "최종예선전에서 홍영조 선수가 자신의 원하는 걸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는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서 박두익 등의 활약으로 8강에 진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이후에는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지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대표팀 선수중 23세를 넘은 선수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팀인 북한은 국제대회 경기경험이 부족한 게 약점이지만 체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한국이 몰디브를 제압하고 최종예선에 안착한다면 8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경쟁을 하는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같은 조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은 오는 12월 9일에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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