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펼쳐지는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가장 초조해하고 팀은 중국이다. 중국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쿠웨이트에 2골차로 뒤져 홍콩전에 다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쿠웨이트의 상대팀 말레이시아가 국내대회 출전문제로 주전 4명이 빠지는 악재까지 겹쳐 중국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아리에 한 감독 "최종예선 진출 못하면 감독 그만두겠다"**
인민일보 등 중국언론을 통해 ‘중국축구 생사의 결전’으로 보도되고 있는 홍콩전을 앞둔 중국의 아리에 한 감독은 이미 지난 12일 “중국이 최종예선에 진출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는 감독 계약을 스스로 파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감독직을 내걸며 결연한 의지를 다진 아리에 한 감독은 공격력에 비중을 둬 대표팀을 소집했다. 중국은 페널티킥과 코너킥의 전담키커인 리 샤오펑을 축으로 베테랑 스트라이커 하오 하이둥, 리 진위 등을 공격선봉에 내세울 것으로 보이며 중국축구의 떠오르는 샛별 천 타오(19세)도 출격태세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잉글랜드 에버튼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 티에와 샤오 자이(1860뮌헨)도 소집했다. 하지만 리 티에는 동료들과 연습을 하지 못할 정도의 다리 부상으로 홍콩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홍콩 류싱샹 감독, "중국팀이 우리를 상대로 다득점하는 건 불가능"**
홍콩은 전력상 중국에 역부족이지만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칸두 로렌스가 이끄는 속공은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아리에 한 감독도 “모든 사람들은 중국이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면서 홍콩의 역습을 막는다는 게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홍콩의 류싱샹 감독은 16일 <중국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팀이 홍콩을 상대로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생사기로에 선 중국축구계를 긴장시켰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에서 멀어진 말레이시아는 오는 23일 펼쳐지는 말레이시아컵 준결승 출전문제로 주전선수 4명을 제외시켰다. 쿠웨이트로서는 기뻐할 만한 소식이지만 한 골이 아쉬운 중국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말레이시아의 비스케이 감독은 “물론 나는 최고의 선수들을 쿠웨이트전에 출전시킬 수 없게 돼 실망스럽다. 하지만 우리 팀엔 좋은 선수들이 있고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2차예선 4조에서 홍콩, 중국, 쿠웨이트를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AFC, 중국-홍콩 승부담합 막기위해 한국인 심판진 배정**
쿠웨이트는 말레이시아와 1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경기를 펼치며 중국은 같은 날 광저우에서 홍콩과 운명의 일전을 치른다. AFC(아시아축구연맹)은 ‘한지붕 두가족’인 중국과 홍콩의 승부담합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심판진에 한국인을 배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지난 10월 쿠웨이트에게 0대1로 패했고 국내프로축구 리그의 심판판정문제가 자주 불거지면서 구단주가 리그에서 탈퇴하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이후 중국축구협회는 앤스둬 사무총장을 사임했다.
19년전 월드컵예선에서 중국을 2대1로 제압하며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던 홍콩은 17일 경기에서 수비위주의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위기에 봉착한 중국은 홍콩전에서 다득점에 성공해 최종예선에 갈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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