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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진흙탕' 한국시리즈 치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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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진흙탕' 한국시리즈 치를 것인가

[프레시안 스포츠]서울시 “돔구장 진척사항 없어”

3차례 무승부로 '무승부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았던 2004 한국시리즈가 1일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접전 속에서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9차전 경기가 겨울철 장대비 속에 진흙탕속 승부를 벌인 선수들과, 비를 맞으며 추위속 응원을 펼친 팬들의 모습은 '돔구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케 하는 계기가 됐다.

***클리닝 타임에는 경기장 관리요원 '물기제거' 촌극**

경기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야구팬들은 "이러다 경기를 치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웅성거렸고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도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비가 조금 그쳐 경기가 시작됐지만 정상적인 경기는 힘들었다.

현대가 집중안타를 폭발시키며 무려 8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던 2회초에는 비때문에 무너진 마운드 재정비를 하느라 삽까지 든 관리요원들이 투입돼야 했고, 8회말 삼성 박종호 타석때도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또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뿐만 아니라 두 팀 외야수들은 비 때문에 시야가 가려 플라이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9회말 현대의 박진만이 평범한 내야플라이를 놓쳐 아찔한 대역전 기회를 마련해 준 것도 악천후 영향이었다. 더욱이 5회후 클리닝타임에는 경기장 관리요원 수십명이 동원돼 마운드주변과 홈 플레이트 주변의 물기를 제거하는 촌극을 펼쳐야 했다.

특히 선수들은 연신 진흙탕 속을 뒹굴며 온 몸이 진흙투성이가 돼, 이것이 과연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한국시리즈의 장면인가 남보기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일본과 너무 대조적**

이날 풍광은 일본시리즈 기간중 초대형 태풍 '도카게'가 지나갔지만 주니치(나고야 돔)와 세이부(세이부 돔)가 모두 돔 구장을 갖고 있어 쾌적한 환경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냈던 일본프로야구와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2004년 일본시리즈는 4차전 경기가 태풍 때문에 하루 순연됐다. 그 이유는 경기장 탓이 아니었다. 경기장이 돔구장이어서 경기를 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팬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감안한 연기 결정이었다.

바람이 세게 부는 추운날씨와 빗줄기 속에서도 경기장을 지킨 팬이나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두 팀 선수들의 활약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매년 추위에 떨며, 이번처럼 겨울비까지 내리면 꼼짝없이 비를 맞으며 포스트시즌을 맞이해야 하는 한국프로야구에게 돔구장 건설은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상국 KBO 사무총장의 초대로 부인 최명길씨와 경기장을 찾았던 김한길 의원(열린우리당,건설교통위 위원장)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경기를 끝까지 관람하며 돔구장 건설의 필요성에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돔구장 추진 진전사항 없다"**

지난 6월 언론은 "2007년까지 잠실에 돔구장이 세워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약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돔구장 건설에 관한 계획은 진척된 게 없다.

서울시 체육청소년과 김태균 총괄팀장은 2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돔구장에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한 바 없다"며 "2007년까지 약 7천억원을 들여 돔구장 및 부대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건 용역보고서에 따른 것일 뿐이며 이후 KBO와 이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언론이 지나치게 앞서 나간 것이라는 주장이다. 돔구장 용역보고서가 발표됐을분, 돔구장 건설 진척상황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돔구장 건립부지가 자연녹지라 법령정비가 있어야하고 학생체육관의 경우 소유권을 교육청이 갖고 있어 협의가 필요하다"라며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돔구장 및 부대시설 건립비용은 7천억원이지만 어떤 부대시설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2007년 돔구장이 세워지려면 이미 계획과 자금원 등이 확정되고 구체적 공사에 착수해야 하나, 구체적 사안은 하나도 진척된 게 없다는 지적이다.

팬 서비스 측면에서 새로운 경기장의 건설은 국내 야구계가 직면한 최대 과제다. 병역비리태풍으로 위기에 몰려 한 걱정을 했던 KBO는 포스트시즌에서 팬들의 성원으로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비록 무승부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시리즈를 사상 처음으로 9차전까지 가는 등 포스트시즌 경기자체가 더없이 흥미로왔던 점이 핵심요인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비가 많이 내려 시상식까지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한국시리즈를 더 이상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프로야구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돔구장 건립 추진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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