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저주’를 날려버리고 86년만에 월드시리즈 패권을 거머 쥔 보스턴 레드삭스 효과를 등에 업고 보스턴 팬인 민주당 대통령후보 존 케리가 막판 선거전의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보스턴 우승, 이제 케리도 대통령 확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보스턴 레드삭스의 모자를 쓰고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유세를 펼친 케리 후보는 “존 케리는 보스턴이 우승하기 전까지 대통령이 못된다는 말이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제 승리를 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후보는 “어릴 적부터 난 이 날을 위해 보스턴을 응원했다. 보스턴이 모든 역경을 뒤엎었고 미국에게 감동을 보여줬다. 보스턴은 미국의 팀이다”라고 강조했다.
케리 후보 캠프의 데이빗 웨이드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를 위한 와일드카드 제도를 반대했던 유일한 구단주였다”고 부시에게 직견탄을 날렸다. 만약 와일드카드 제도가 없었다면 올 시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보스턴의 우승도 불가능했다.
와일드카드 제도는 1995년 처음 도입된 것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 늘어나 인터리그와 함께 메이저리그가 파업이후 ‘인기몰이’에 다시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었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구단주로 있었던 부시 대통령은 야구전통주의자로서 내셔날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간의 인터리그 경기와 와일드카드 제도를 모두 반대한 바 있다.
***실링 "다음 주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 찍으라고 말할 것"**
그러나 이처럼 보스턴 승리를 대선카드로 몰아가던 케리에게도 복병이 나타났다. 발목부상에도 불굴의 호투로 미국민들의 영웅이 된 보스턴 투수 커트 실링은 미국 ABC 방송의 <굿 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모든 사람에게 투표를 하라고 말할 것이며 다음 주 부시 대통령을 찍으라고 할 것”이라고 부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부시 지지자로 잘 알려진 실링은 오는 29일(현지시간) 뉴 햄프셔주 부시 대통령의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뉴 햄프셔주는 지난 2000 대선에서 부시 후보가 치열한 접전끝에 승리한 지역이다.
부시 대통령 캠프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축하하지만, 케리 후보는 스포츠를 선거유세에 활용하기 전에는 스포츠를 잘 몰랐다”라며 반박에 나섰다.
케리 후보는 지난 7월 25일 보스턴과 양키스전이 펼쳐진 펜웨이파크에 등장해 시구를 하는 등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렬한 팬이지만 보스턴에 있지도 않은 선수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보스턴 선수”라고 밝히는 결정적 실수를 했고, 딕 체니 부통령이 이를 지적하며 케리의 스포츠 이용을 비판한 바 있다.
선거일을 불과 5일밖에 안두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양팀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변의 모든 사안을 선거로 끌어들이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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