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재재판소(이하 CAS)가 21일(현지시간) “논란이 된 스타트 밸류 오심에 대해 한국 선수단이 남자체조개인종합 경기도중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양태영 선수의 소청을 기각, 양태영 선수는 끝내 금메달을 빼앗겼다.
***CAS 예상대로 '발뺌 판결'**
CAS의 기각판결의 근거는 한국 선수단이 경기도중 오심에 대한 항의를 즉각 하지 않았고 심판의 실수가 있었다 할지라도 해당경기단체인 국제체조연맹(FIG)이 경기후 점수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CAS는 “판정이 인정되든 안되든 경기가 끝난 뒤 밝혀진 실수가 경기결과를 뒤엎을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면서 "실수에 대한 해법은 해당 경기단체의 규정이 근간이 돼야 하고 이는 외부에서 개입할 자격이 없다”며 사실상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IOC는 아테네올림픽기간중 양태영 오심파문이 불거지자 “FIG가 점수를 바꾸지 않으면 금메달 공동수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27일 열린 청문회에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제프 벤츠 변호사가 지적한 “경기장 내에서 발생한 문제는 CAS가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이번 판결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CAS는 지금까지 약물복용과 승부조작 등 경기외적인 요소로 발생한 사건만을 다뤄왔다.
CAS는 그러면서도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의식한듯 “비록 논란이 되긴 했지만 양태영과 폴 햄이 보여준 품위있는 행동을 치하한다. 두 선수는 모두 이상한 사건의 희생자이다. 오심파문으로 폴 햄의 금메달 수상에는 의구심이 드리워졌으며 양태영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양태영 "국민께 송구", 폴 햄 "내가 승자"**
판결후 양태영과 폴 햄이 보인 반응은 크게 대조적이었다.
내심 기대감을 갖고 CAS의 판결결과를 기다리던 양태영은 그러나 “비록 금메달은 못땄지만 CAS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동안 성원을 보내준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고,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오겠다”며 깨끗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폴 햄은 그러나 판결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CAS의 결정은 내가 그날 밤의 승자이고 올림픽금메달리스트라는 항상 마음 속으로 지니고 있던 사실을 확고하게 해줬다고 주장한 뒤 "이 문제가 잘 마무리돼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폴 햄은 지난 달 가졌던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정말 세 가지 방법으로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느낀다. 경기는 물론이고 언론의 평가와 스포츠중재재판소의 판결이 그것이다”라고 주장했었다.
비록 '국력' 차이로 금메달이 폴 햄에게로 돌아가기는 했으나, 스포츠정신의 진정한 금메달리스트는 양태영 선수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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