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9일 홈런포를 앞세워 기아에 2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은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바 있는 삼성과 13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신인왕후보 권오준(삼성)과 이혜천(두산)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여 두 투수의 활약이 승부의 한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혜천, 삼성 좌타라인 내가 막겠다**
1,2차전 선발투수인 레스와 박명환의 호투에다 홍성흔, 알칸트라, 안경현 등의 홈런포가 작렬해 ‘난적’ 기아를 제압한 두산은 선발투수 싸움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레스와 박명환 투수가 최고의 ‘원투펀치’라는 세간의 평가를 입증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각각 공동다승왕과 방어율 1위를 차지한 레스와 박명환은 삼성에겐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레스는 삼성전에서 4경기에 출전해 방어율 2.15를 기록하고 있지만 박명환은 5점대의 방어율로 부진했다.
두산은 상섬 팀내 타율 1,2,3위에 오른 양준혁, 박한이, 강동우 등 좌타라인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왼손 중간계투 이혜천과 전병두의 활약이 요구된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박명환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입이 어렵기 때문에 왼손투수들을 투입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1백40Km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이혜천은 승부처에서 삼성의 좌타자들을 상대로 자주 등판할 것으로 보여 승부결과가 주목된다.
***삼성 다목적투수 권오준 활용에 승부수**
반면 삼성은 공동다승왕 배영수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올 시즌 직구 스피드에 자신감을 찾은 배영수는 두산을 상대로 2.45의 방어율을 기록해 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의 홈런포를 잠재우고 선발승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배영수 다음으로 호지스, 김진웅이 출격하지만 1,2번 선발에선 두산에 다소 열세에 놓여있다. 하지만 호지스, 김진웅 중 한 명이 부진할경우 선발출격이 가능하고 중간계투로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잠수함투수’ 권오준이 다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권오준 투수가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두 팀의 마운드경쟁은 전혀 다른 판도가 될 것이라는게 야구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올 시즌 두산전에서 28이닝동안 삼진 31개를 뺏으며 방어율 2.25를 기록한 권오준은 병역비리로 윤성환, 지승민, 정현욱이 빠진 삼성의 불펜에서 임창용과 함께 핵심요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큰 경기마다 승기를 잡게되면 곧바로 승부수를 던지는 김응용 감독의 용병술을 고려했을 때 권오준은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승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게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대부분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한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패권을 점쳤지만 사상 유래가 없는 난타전속에서 두산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시리즈향방을 가름했던 4차전에서 두산이 18대11로 삼성을 제압했다.
200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는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패배를 몰랐던 김응용 감독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이승엽, 마해영의 쌍포를 기대하며 ‘우승은 떼논 당상’이라며 자신감에 차있던 삼성 구단에겐 더욱 그랬다.
무수히 많은 큰 경기를 치르며 산전수전 다겪은 ‘백전노장’ 김응용 감독(삼성)과 감독 초년병이지만 ‘믿음의 야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경문 감독(두산)의 승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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