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 케라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세이하 아시아청소년축구 준결승에서 두 차례나 인저리타임에 일본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2대2로 비겼지만 승부차기로 힘겨운 승리를 낚았다. 아시아청소년축구 사상 11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오는 9일 중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120분간 체력전**
한일전은 예상대로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30도, 습도 70%의 끈적끈적한 현지 날씨 속에서 이미 8강전부터 연장사투를 펼쳤던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체력이 고갈됐고 근육경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3백90분간 무실점 행진을 펼치던 일본 수비라인을 전반 32분 무너뜨렸다. 박기철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백지훈에게 연결했고 백지훈은 침착한 슈팅으로 일본의 네트를 갈랐다.
후반전 중원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시작한 일본은 맹공격을 펴기시작했다. 특히 후반 30분이후에는 일본의 측면공격이 살아나면서 한국은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45분 박종진의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가 싶어 긴장을 푸는 순간, 후반 인저리타임에 일본은 히라야마의 크로스를 와타나베가 헤딩슛으로 마무리해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체력적 문제로 연장전에서 고전하던 한국은 연장 2분 일본 수비수의 헤딩실수로 박주영이 골키퍼와 맞서는 단독기회를 얻었지만 무위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의 ‘골잡이’ 박주영은 연장 22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드리블 돌파에 이은 과감한 슈팅을 성공시켜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 시켰다. 한국의 승리가 거의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 왼쪽 발목부상때문인지 제공권장악 등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하며 잦은 실책을 범했던 일본의 ‘괴물 스트라이커’ 히라야마는 마지막 순간 일본에게 극적인 동점골을 선사했다. 히라야마는 연장 후반 인저리타임에 전매특허인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중국과의 결승전, 체력이 부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인저리타임에 일본에게 통한의 골을 내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승부차기는 부담스러웠다. 일본은 첫번째 키커로 나선 수비의 핵 마쓰시마가 실축했고 한국도 이날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주영의 강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한국의 김진규, 오장은은 골을 성공시켰고 일본은 나카무라가 또다시 실축해 한국쪽으로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일본의 4번째 키커로 나선 히라야마는 차기석 골키퍼를 속이는 동작을 하며 가볍게 골문 오른쪽을 밀어 넣으려 했지만 살짝 빗나갔고 한국은 정인환이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길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의 결승상대는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시리아를 1대0으로 꺾고 올라온 중국. 한국으로서는 준준결승, 준결승에서 잇따른 연장승부를 펼쳐 체력이 떨어진 반면 중국은 비교적 순탄하게 결승에 진출해 체력이 부담스러운 상태다.
특히 중국축구협회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축구를 위해 수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청소년팀은 지난 2월 2008스타스컵에서 한국을 제압한 바 있어, 격렬한 혈전이 예상된다.
힘겹게 결승에 진출한 한국이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11번째 아시아청소년축구 우승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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