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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유남호, ‘기아 져주기 의혹’에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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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유남호, ‘기아 져주기 의혹’에 갈등 증폭

[프레시안 스포츠]한국판 ‘암류도의 결투’ 가능성

지난 해 불화로 17년간의 동반자 관계를 청산한 삼성 김응용 감독과 기아 유남호 감독대행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기아는 4일 현대와의 원정경기 중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최고의 외국인타자인 브룸바를 상대로 좌완 오철민을 그대로 기용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현대전에서 기아가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두 현대를 1승차로 바짝 뒤쫓고 있는 삼성은 분통을 터뜨렸다. 기아에 대한 야구 팬들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포스트시즌에서 만약 기아와 삼성이 격돌한다면 한국판 '암류도의 결투(巖流島 決鬪)'가 벌어질 전망이다.

***기아 '져주기 경기' 논란 가열**

4일 기아와 현대의 경기는 선발투수 최향남이 5회까지 현대타선을 1안타로 막아내며 기아의 분위기로 흘러갔다. 4회초 심재학의 선제 솔로포로 1점을 얻은 기아는 잘 던지던 최향남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6회 윤형진을 기용했다. 또한 같은 회 기아는 팀의 주축선수인 이종범도 빼버렸다.

공교롭게도 현대는 윤형진으로 교체된 6회말 브룸바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기아는 7회초 박재홍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앞서나갔다. 하지만 기아는 8회말 마뇽이 2사후 제구력 난조로 브룸바, 이숭용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고 심정수에게 적시타를 얻어 맞아 2대3으로 쫓겼다.

9회초 현대는 1사 1루 상황에서 전준호를 마운드에 올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지만 박재홍의 좌전 안타로 2사 1,3루의 위기를 맞자 특급마무리 조용준까지 투입해 기아의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9회말 기아는 위기상황에서도 투수를 교체하기는커녕 이강철, 신용운 등이 몸도 풀지 않았다. 현대는 선두타자 박진만이 내야안타를 쳐냈고 유격수 실책에 편승해 2루까지 진출했다. 김동수는 착실히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채종국과 송지만은 연속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김일경은 삼진아웃으로 물러났지만 브룸바가 좌중간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뽑아내며 현대는 4대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는 9회말 공격에서 모두 우타자가 등장했지만 기아 벤치는 일반적으로 우타자에 강점을 보이는 잠수함투수 이강철, 신용운을 투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타자에게 약한 왼손 투수 오철민을 계속 기용했다. 김응용 감독도 5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9회말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른손 거포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왼손 오철민을 고집한 이유를 모르겠다. 기아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한편 기아측은 '져주기 논란'이 가열되자 마무리투수를 기용안하는 등 안일한 경기운영에 대해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컨디션조절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삼성 기아 포스트시즌 대결성사 여부 관심**

하지만 설령 기아가 8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체력안배 차원에서 이종범을 빼고 마무리투수를 아낀 게 맞다고 하더라도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현대와 기아와의 관계,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선 삼성 김응용 감독과 기아 유남호 감독대행을 고려했을 때 오해의 소지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게 야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야구팬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홈페이지등을 통해 스포츠정신에 입각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데도 기아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를 했다는 비난의 글을 쏟아냈다.

1956년 일본시리즈는 실력이 출중한 두 맞수 검객들의 대결에서 이름을 딴 '암류도의 결투'라는 별칭이 붙었다. '견원지간'인 요미우리의 감독 미즈하라와 니시데쓰의 미하라 감독이 맞붙어서다. 미하라는 1947년 요미우리 감독에 취임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미즈하라에게 감독자리를 뺏겼다. 대신 미하라는 구단 총무로 발령을 받았고 자존심이 상한 미하라는 도쿄를 떠나 미즈하라 감독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미하라가 이끌던 니시데쓰는 일본시리즈에서 4승 2패로 우승하며 복수전에 성공했다.

김응용 감독(삼성)과 유남호 감독대행(기아)의 관계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기아는 올 시즌 삼성과의 마지막 세차례 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압도했지만 상대전적에서는 6승1무12패로 삼성에 절대열세를 면치 못했다. 기아와 삼성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두 팀의 단기전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면 이래저래 야구 외적인 부분이 큰 시리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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