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7년연속 수위타자를 차지했던 이치로가 미국진출 4년만에 지난 84년동안 깨지지 않았던 한 시즌 최다안타기록을 갈아치우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치로는 1일(현지시간) 세이프코필드에서 펼쳐진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 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이로써 한 시즌 2백59개의 안타로 조지 시슬러(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84년간 보유했던 종전기록인 2백57안타를 경신했다.
***이치로, 불멸의 위업 세우다**
1920년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세운 조지 시슬러의 딸과 손자가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이치로는 1회말 텍사스 선발투수 라이언 드리스의 시속 1백47km짜리 빠른 볼을 받아쳐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치로가 시슬러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자 시애틀의 홈팬들은 "이치로, 이치로"를 연호했고 이치로는 헬멧을 벗어 팬들에게 답례했다.
시슬러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 이치로는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 3볼까지 가는 접전끝에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안타를 성공시켜 마침내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이치로는 6회말에도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안타를 1개 더 추가했다.
최근 10경기에서 연속안타 행진을 하고 있던 이치로는 텍사스 선발투수 라이언 드리스와의 역대전적에서도 18타수 8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여 기록수립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이치로는 이날 한 시즌 최다안타기록뿐 아니라 4년간 최다안타기록도 세웠다. 4년간 최다안타기록은 1929~1932년까지 9백18안타를 쳐낸 빌 테리(뉴욕 자이언츠)가 갖고 있었지만 이치로는 미국진출이후 9백21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안타제조기'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엄격한 자기관리로 위업 달성**
이미 미국진출 첫 해인 200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한 이치로는 공격뿐만 아니라 주루와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다. 특히 강한 어깨가 요구되는 우익수 자리를 맡고 있는 이치로는 정확한 홈송구와 빠른 발로 호수비를 펼쳐 지난 3년간 골드글러브상을 계속 수상했다.
일본열도를 배트 하나로 정복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캠프에 수년간 참가하며 미국진출을 계속 타진했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부터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외향적 성격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와는 달리 내성적인 성격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의 일반적인 스타들과는 달리 언론에도 자주 나서지 않는 등 엄격한 자기관리를 하며 야구에 전념했다. '타자는 방망이로 모든 걸 평가받아야 한다'는 야구계의 잠언을 실천한 셈이다.
이치로는 고교시절 일본야구선수들의 등용문이라고 불리는 고시엔(甲子園)대회에 투수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프로입단당시만 해도 유명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치로는 1994년 오릭스 감독의 권유로 자신의 성을 스즈키에서 이치로로 바꾸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일본에서 흔한 성인 스즈키를 쓰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유명해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치로는 공교롭게도 성을 바꾼 1994년부터 7년연속 퍼시픽리그 수위타자를 차지했고 1996년 오릭스를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치로가 세운 메이저리그 대기록은 앞으로 상당기간 깨지지 않을 기록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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