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가 30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에 1개차이로 접근하자 일본열도는 축제분위기다.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이치로에 대해 일본언론은 연일 최고의 찬사를 늘어놓고 있을 정도다.
***'완벽주의자' 이치로의 안타행진**
배트 및 야구용품의 관리에서부터 홈경기를 할땐 5시간전부터 몸을 풀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치로는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안타를 쳐내며 시즌 2백56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이치로가 10경기 연속안타행진을 하고 있는만큼 조지 시슬러의 2백57안타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뉴욕타임즈는 1일 "오클랜드는 시애틀과의 4연전에서 이치로의 내야안타를 저지하기 위해 내야수들에게 얕은 수비를 하게했고 3루수와 유격수 사이의 공간을 줄였다. 하지만 이치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넓어진 내야 정중앙의 공간을 활용했다"라고 극찬했다.
신문은 또 "이치로는 자신의 안타기록에 대해 매 시리즈 첫경기 후에만 공식적인 인터뷰를 한다. 이치로는 경기전에 항상 마사지를 통해 낮잠에 들곤하는 데 이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습관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애틀 매리너스의 밥 멜빈 감독은 "이치로의 경기전 준비는 골프선수를 연상시킨다. 이치로는 항상 똑 같은 준비를 한다. 이치로가 기록을 세웠을 때도 경기장을 뛰어다니거나 하이파이브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웃음을 지어 보일 것같다"며 자신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경기를 위해서는 완벽한 준비를 하는 이치로를 높게 평가했다.
이번 시즌부터 이치로의 피지컬 트레이너를 맡은 모리모토는 "이치로는 다른 선수의 3배정도 컨디션 조절에 시간을 소비한다. 홈구장에서 경기가 있으면 약 5시간전에 숙소를 나서 마사지나 스트레치 체조에 약 1시간 반을 할애한다. 이런 치밀한 준비운동이 시즌 후반에도 이치로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큰 요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엘리트 선수 마쓰이 히데키에 비해 日 언론으로부터 대접받지 못한 이치로**
지난 9월 10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를 비교하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은 "지구우승 쟁탈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시애틀에 이치로가 배트 하나로 활기를 불어 넣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고 있다. 위대하다는 말밖에 어떤 말로 표현이 가능할까"라며 이치로의 안타행진을 묘사했다.
칼럼은 또 "일본 언론은 이치로보다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마쓰이 히데키에게 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마쓰이 히데키가 세이료 고교시절부터 주목받는 인기선수였으며 드래프트 1위로 요미우리에 입단했던 게 큰 원인이다. 반면 이치로는 오릭스라는 인기없는 구단에 드래프트 4위로 입단했고 변칙 폼 때문에 구단 수뇌부들에게 미움까지 받았다. 두 명을 볼때마다 한쪽은 문자 그대로의 엘리트 다른 한쪽은 밑바닥부터 착실히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칼럼은 이어 "다수의 샐러리맨으로 이뤄진 서민계층은 이치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치로가 '지상의 별'로서 팬에게 기쁨을 나눠주길 바란다"며 노력하는 천재 이치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이치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겨우 37개만 기록한 반면 시슬러는 1920년 86개의 장타를 뽑아냈으며 이치로가 1백62경기에 나설 수 있지만 시슬러는 당시 1백54경기만 뛰었다는 이유를 들어 이치로의 한 시즌 안타기록 도전을 폄훼하고 있다.
하지만 마크 맥과이어, 배리 본즈 등의 홈런포에 열광했던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신선한 '단타의 미학'을 선보인 이치로의 역할은 작은 부분이 아니다. 특히 경기전 도구에서부터 자신의 몸까지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추는 이치로의 야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는 스타라는 이유로 자만심에 빠져 연습을 게을리 하는 일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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