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롯데 마린스가 브룸바, 박명환 등의 영입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9일 롯데 마린스의 발렌타인 감독이 현대와 SK의 경기가 펼쳐지는 인천 문학구장을 찾았다.
발렌타인 감독은 이승엽에게 선수로서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외야수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발렌타인 감독, "이승엽 수비해야 타격감도 좋다"**
30일자 닛칸스포츠는 "롯데 이승엽이 다음 시즌 1루와 외야의 수비에 도전한다"며 "발렌타인 감독이 선수로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복수의 포지션을 지키는게 유리하다는 조언을 이승엽에게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시즌 1군에서 이승엽은 1루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았다. 하지만 1루자리는 후쿠우라와 겹쳤고 지명타자에서는 이승엽이 타격의 리듬을 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승엽은 추계캠프를 통해 본격적인 외야 수비연습에 들어간다"라고 언급했다.
발렌타인 감독은 문학구장에서 "이승엽은 올 시즌 새로운 투수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재능이 뛰어난 선수이므로 내년 시즌엔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본다. 이승엽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의 꿈을 가지고 있다. 적당한 시기가 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다"라고 밝혔다.
스포츠호치도 30일 한국프로야구를 시찰중인 발렌타인 감독을 인용해 "이승엽의 수비위치는 윈터 트레이닝을 보고나서 결정하겠다"고 보도했다.
발렌타인 감독은 이승엽의 외야전향의 이유에 대해 "이승엽은 후쿠우라와 병행해 주로 1루와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하지만 이승엽이 1루수로서 출장한 것은 1백경기중 25경기 뿐이다. 이승엽은 수비에 참가해야 타격리듬이 좋고 한국에서는 외야수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외야수 전향을 발렌타인 감독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발렌타인 감독은 또 "한국프로야구를 보러왔을 뿐 영입을 위해 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두산 박명환과 현대 브룸바 등의 경기력을 직접 보러왔다는 게 일본언론의 지적이다.
한편 올 시즌 35홈런, 1백타점을 기록한 롯데의 외야수 베니 아그바야니는 다음 시즌에도 롯데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4번타자 아그바야니에 대해 "절대로 남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선수"라고 칭찬한 롯데 구단 수뇌부는 아그바야니와 2년동안 총액 5억엔 정도의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엽 외야전향, 부정적 가능성도 커**
이승엽은 올 시즌 상대타자의 약점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일본투수들의 변화구에 약점을 노출하며 1백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 50타점, 14홈런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특히 1루자리에서 후쿠우라에 밀리면서 지명타자로 활약했고 계속되는 슬럼프로 선발출장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승엽의 외야수 전향 가능성은 선발출장이 담보가 된다면 이승엽에게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1루수를 맡았을 때 타석에서도 이승엽이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1998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유니폼을 입었던 이종범도 팔꿈치 부상과 함께 대형 신인 유격수 후쿠도메가 입단하면서 외야수로 자리를 바꿨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발렌타인 감독은 성적 극대화를 위해 팀내 핵심선수인 후쿠우라를 1루수로 기용하고 외야포지션 중 한 자리를 이승엽에게 내주는 방안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