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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앞에 고개숙인 한일 프로야구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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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앞에 고개숙인 한일 프로야구 ‘동병상련’

[프레시안 스포츠]포스트시즌에 한 걱정

병역비리와 사상초유의 파업으로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한일 프로야구는 한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포스트시즌에 한 걱정이다. 언뜻 보면 서로 다른 문제가 위기의 발단이 됐지만 그 기저에는 '야구인기의 퇴조'라는 공통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더욱 그렇다.

***3만여 좌석의 잠실구장 병풍이후 2천명 안팎의 관중만 찾아**

병역비리 연루 선수들 전원에 대한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의 제재를 부과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최대 걱정거리는 포스트시즌이다. 프로야구의 이미지 훼손과 선수공백으로 포스트시즌이 팬들의 환호성이 현저히 줄어든 '가을축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록 KBO는 대국민사과성명과 함께 병역비리 선수들에 대한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특히 "관련자들을 모두 영구제명하면 프로야구 자체를 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KBO 관계자의 언급에 대해 팬들은 병역비리 선수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게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이사회에서도 감지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박용오 총재는 21일 열린 프로야구 이사회에서 선수들의 병역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의를 표명했지만 8개구단 사장으로 구성된 이사들의 적극만류로 이를 철회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어떻게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이른바 '빅 마켓'팀인 서울, 부산 연고구단이 좋은 성적을 낸 1995년을 정점으로 관중동원 등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진출로 인한 '스타부재'와 노후한 경기장 시설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동시에 야구경기 자체가 유행이 지난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격으로 폭발한 병역비리 파문으로 그나마 경기장을 찾던 팬들마저 외면해 3만여 좌석이 있는 국내최대규모의 잠실구장에 평균 2천명 안팎의 관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단주 입장만 고려한 NPB 네고로 총재**

구조조정의 태풍이 불어닥친 일본프로야구도 한국프로야구와 비슷한 입장이다. 오릭스와 긴테쓰의 합병승인이후 노사갈등이 극에 달했고 일본프로야구선수회는 결국 지난 18, 19일 사상초유의 파업을 단행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야구팬들은 파업을 강행한 일본프로야구선수회를 강력하게 지지했으며 안일한 자세로 대처한 일본프로야구 구단주들과 일본프로야구조직(NPB)과 네고로 야스시카 NPB총재를 맹비난했다.

이미 긴테쓰의 경영악화로 "구단의 이름을 팔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NPB는 이를 반대했으며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가 긴테쓰 구단의 매입의사를 내비쳤을 때도 찬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사임한 요미우리의 와타나베 구단주의 재가를 받아 총재에 취임한 네고로 NPB 총재는 구단주들의 주장에 휘둘렸다.

오릭스와 긴테쓰의 합병이 가시화되자 네고로 총재는 단일리그제를 시사하며 오히려 "최고인기구단 요미우리와 나머지 10개팀들이 경기를 하면 TV 중계권료 수입도 높아질 것"이라는 구단주들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후에도 네고로 총재는 인터넷기업들의 프로야구 구단창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노사간의 중재를 해야 할 NPB의 총재가 권위주의적인 경영자측에 서서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려 한 셈이다.

네고로 총재는 파업이 시작된 18일 "프로야구선수들의 파업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오는 29일 구단주 회의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임의사를 분명히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야**

한일 프로야구는 관중동원 등 흥행면에서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여러가지 원인 가운데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지만 정작 팬들이 원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지 못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포스트시즌은 팬들의 인심을 잃은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게 매우 중요하다. 프로스포츠 경기도 '시장경제의 원리'가 똑같이 적용된다. 팬이 지불한 값어치를 경기가 해주지 못하면 팬들은 스포츠경기를 외면한다. 박진감 넘치는 야구경기는 반드시 명승부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공 한 개마다 심혈을 기울이는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병역비리와 파업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한일 프로야구계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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