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에 연루된 탤런트 송승헌이 처음으로 병역비리를 시인했다.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드라마 <슬픈연가> 뮤직비디오를 촬영중인 송승헌은 16일 국내언론에 보내온 두장의 자필 편지를 통해"군입대를 하게되면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영원히 연기를 하지 못할 수 있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서 옳지 못한 행동을 했고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병역비리를 시인했다.
송승헌은 그러면서도 "저는 한국으로 돌아가 모든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권상우씨, 김희선씨와 며칠 전에 현장에 도착한 차은택 감독님 등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모든 촬영준비가 완료된 상황이라 이미 12억원이 넘게 들어간 촬영을 무산시킬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저는 드라마 출연에 욕심이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아픈 것은 저 한사람으로 인해 드라마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이 또한 제작사와 유철용 감독님, 출연 배우들에게도 너무 죄송할 따름입니다"라고 말해, 자신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드라마 <슬픈연가> 출연취소 여부를 둘러싼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슬픈연가>의 공동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과 포이보스측도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드라마는 50억원이 넘는 제작비, 권상우, 송승헌, 김희선 등 화려한 캐스팅과 <올인>의 유철용 PD가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식으로 이미 일본 방송사, 언론사 및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송승헌이 빠지게 되면 드라마 진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드라마 출연 취소여부는 개인의 차원이 아닌 국익의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인 것 같다"며 송승헌의 출연을 희망했다.
그러나 병역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분노를 감안할 때 송승헌이 드라마에 출현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한편 불법병역면제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겸 탤런트 신모씨가 17일 경찰에 자진출두할 것으로 알려져 프로야구계에 이어 연예계에서도 '병역비리 파문'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때 연예인 매니저를 했던 신모씨는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어온 연예계 스타들이 많아 경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송승헌이 국내에 보내온 편지 전문이다.
***송승헌 편지**
저는 송승헌입니다.
저는 지금 호주 시드니에서 드라마 '슬픈 연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촬영은 하고 있지만 팬들에 대한 송구스러운 마음,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서 보통 촬영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입니다.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팬 여러분, 그리고 방송 관계자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공인의 신분으로,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저는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연기자란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가야 되는 군입대 문제와 부닥치게 됐습니다.
군 입대를 하게 되면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영원히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서 그만 하나님과 내 양심을 속이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었고, 씻지 못할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가슴 깊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호주에서 이런 글을 통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게 받아들이실 줄 압니다. 저는 9월 8일 호주에 도착해 그날 오후 한국에서 이번 사건에 제가 연루돼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한국으로 돌아가 모든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출연하는 권상우씨, 중국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 뮤직비디오 촬영때문에 호주로 온 김희선씨, 며칠 전에 현장에 도착해 모든 준비를 완료한 차은택감독님 등, 저 하나 때문에 이 모든 일을 망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분들과의 약속만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호주 헌팅, 스턴트 맨 동원, 촬영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었습니다. 저 하나로 인해 이미 12억원이 넘게 들어간 촬영을 무산시킬 수 없었습니다.
저는 호주에서의 촬영이 곧 본 드라마 출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100여 명이 넘는 이곳의 스태프들이 밤잠을 설치며 준비한 촬영인데, 이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호주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사정을 접할 때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고, 또 스스로 드라마 출연을 고집하기 위해 호주에 남아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서면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습니다.
저는 드라마 출연에 욕심이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아픈 것은 저 한사람으로 인해 드라마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이 또한 제작사와 유철용 감독님, 출연 배우들에게도 너무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는 또 앞으로 모든 군대 문제는 국가의 뜻에 따를 것이며, 이를 계기로 더 성숙하고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공인이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팬 여러분께 충격을 준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04년 9월 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송승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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