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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들이 무더기로 병역비리에 휘말린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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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들이 무더기로 병역비리에 휘말린 사연은...

[프레시안 스포츠]야구스타들의 상무팀 외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안타깝게도 프로선수들에겐 무덤이나 다름없다는 게 선수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물론 노장진(롯데), 권오준(삼성)등 군대에 갔다가 다시 프로무대에 복귀해 좋은 성적을 낸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팬들에게 잊혀진 채 사라졌다.

때문에 50명의 병역비리 연루선수를 발생시킨 메가톤급의 '프로야구 병풍(兵風)'은 선수들의 도덕적해이에도 원인이 있지만 이를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 또한 프로야구계 모두가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국군체육부대의 외톨이 상무야구팀, 스타급 선수들 외면**

프로야구선수들이 군대에 가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곳은 국군체육부대내 상무 야구팀이다.

상무가 프로야구 2군경기에 참여한 건 지난 2000년. 상무는 2002년 프로야구 2군경기에서 북부리그 1위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김광삼(현 LG)과 2003년 프로야구 신인왕을 차지한 이동학(현 현대)이 마운드를 이끌었고 타격에서는 손인호,신경현 등이 맹활약했다.

상무는 지난 시즌 북부리그 3위로 쳐졌지만 올 시즌 들어 북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무소속 야구선수들은 이름난 스타선수들이 아닌 2군 소속 출신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1군 선수들은 상무를 외면하고 있다. 프로야구 2군경기 자체가 경쟁력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축구리그(K리그)에 편입된 광주 상무나 프로농구 출신의 스타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는 상무 농구팀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스타급 선수들이 의미없는 '2군경기'에 뛰어야 하는 상무를 철저히 외면하는 상황에서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올림픽 3위이내 입상과 아시아게임 1위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병역미필자인 야구선수에게는 최대 경합장이다.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다.

***국내 프로선수에게 최대선물은 '병역특례'**

하지만 대표팀 선발을 놓고도 그동안 잡음이 많았다. 야구 대표팀 선발을 아마추어, 프로를 망라한 병역미필자 위주로 하는 것은 전력약화를 초래할 수 있어 자칫하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대표팀 선발때마다 논란이 돼왔다. 또한 선발과정에서 각 구단의 간판선수들이 대표팀 자리를 배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때 일이다.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병역미필자로 구성되자 야구팬들은 진정한 야구 드림팀이 아니라 병역특례를 염두에 둔 '가짜 대표팀'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한야구협회나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그대로 밀어부쳤다. 아마추어나 프로야구의 엘리트급 주축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밀려나면서 병역특례를 못받아 무더기로 군복무를 하게 될 경우 국내야구는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에는 미국프로야구 소속의 박찬호와 서재응도 참가해 병역특례를 받았다. 특히 1998년 15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박찬호는 '코리안 특급'으로서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큰 걸림돌이었던 병역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야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순항했고 꽤많은 선수들이 병역특례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모든 병역미필자 선수들이 혜택을 볼 수는 없었으며 실력은 수준급이지만 대표에 선발되지 않았던 선수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수 교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미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뒤 16강진출이 좌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박항서 코치와 함께 줄담배를 피웠다. 하지만 안정환 선수를 주축으로 꼭 병역특례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은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며 포르투갈전에 임했다".

월드컵 16강과 병역면제가 직간접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KBO-대한야구협회, 묘안 짜내야**

이미 프로화가 진행된 프로축구나 프로농구에 비해 프로야구에서 유독 병역비리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선수들 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방치해왔던 대한야구협회나 KBO의 안이한 대처도 큰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멤버가 고스란히 프로에 입단하면서 중흥기를 맞았다. 이들 중 선동렬, 최동원 등 많은 야구스타들은 병역특례를 받아 초창기 프로야구의 르네상스시대를 활짝 열 수 있었다.

2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프로야구는 공교롭게도 전체 등록선수 4백65명가운데 무려 10%가 넘는 50명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내년 1백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야구가 선수들의 병역문제와 관련해 제도개선을 통한 묘안을 짜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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