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롯데)의 음주폭행사건과 브리또(SK)의 덕아웃 난입사태로 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던 프로야구에서 프로야구선수 50여명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병역비리가 발생, 프로야구 발족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LG 등 야구선수 50여명 조직적 병역기피"**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LG 트윈스의 김모 선수 등 4명이 병무비리 브로커 2명에게 돈을 주고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을 포착, 브로커 2명과 LG구단 야구선수 3명을 전격 구속하고 병역면제 절차를 밟고 있는 같은 LG구단 소속 선수 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이 사건에 연루된 병무 브로커 2명은 LG선수 4명외에 50여명의 프로야구선수 등 80여명의 병역면제 대가로 42억2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으며 이들의 이름을 적어놓은 명단을 경찰이 압수한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수사는 LG뿐 아니라 프로야구 구단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병무비리 브로커인 우모씨와 김모씨는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 단백뇨와 혈뇨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소변에 약물과 피를 넣어 검사를 받게 하면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검거된 LG 트윈스 김모 선수 등 4명은 브로커로부터 돈을 주고 구입한 약물을 병원의 소변 검사시 피와 함께 섞어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사구체 신염 등의 질환으로 병역면제를 받거나 면제받기 위해 현재 병원치료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비리 브로커 우모씨와 김모씨는 지난 2000년부터 프로야구 선수 50여명 등 80여명으로부터 최고 7천만원을 받는 등 총 42억2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나머지 30명은 연예인, 부유층 자녀들로 알려지고 있다.
***'솜방망이 징계'에 너도나도 병역기피**
프로야구의 병역비리는 어제 오늘의 새삼스런 일이 아니었다.
병무비리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선수는 LG 트윈스의 서용빈. LG의 1루수로서 팀내 간판스타였던 서용빈은 지난 1997년 병무청 직원을 직접찾아가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 판정을 받도록 군의관에게 부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천5백만원을 건넨 사실이 2년뒤 밝혀져 구속수감된 바 있다.
서용빈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99년 5월 현대 유니콘스의 위재영 선수의 병무비리 사실이 밝혀졌다. 위재영 병무비리 사건은 팀이 직접 개입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남긴 바 있다. 현대 유니콘스 홍보부장 정모씨는 1997년 11월 위씨의 연봉 2천만원을 국군수도병원 신경외과 군의관에게 건네주고 허리디스크로 병역을 면제받게 했다.
이외에도 2000년에는 박철홍(LG)과 성영재(해태) 투수의 병무비리가 밝혀지는 등 프로야구에서 병무비리는 끊이지 않아, 프로야구가 팬들의 외면을 받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던 차에 이번에 50명을 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무더기로 연루된 대규모 병역비리가 드러남에 따라, 가뜩이나 팬들의 외면으로 위기에 처해온 프로야구는 존립이 위험할 정도의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프로야구선수의 병역비리가 되풀이되는 것과 관련, "이는 병역기피 연루 선수들이 쉽게 프로야구계로 복귀하는 등 그동안 구단들이 취해온 '온정주의적 접근'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병역비리 선수들의 영구제명과 같은 단호한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