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축구의 최대이변은 단연 이라크 축구팀의 8강진출이었다. 하지만 이라크 축구팀은 지금 마음이 편치 못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올림픽팀을 선거 홍보 광고에 사용한 사실 때문이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인터넷판은 19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선거홍보에 이라크 올림픽팀을 사용한 것에 대한 이라크 선수들의 비난과 분노를 적나라하게 보도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강호 포르투갈을 제압했던 지난 주 오레곤주 비버튼에서 "이라크 축구팀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이 환상적이지 않았냐. 만약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하지 않았다면 이라크에 자유가 왔겠냐"는 유세를 한 바 있다.
이후 부시측 선거캠프는 홍보성 광고에 이라크 올림픽팀까지 등장시켰다. 광고에는 '이번 올림픽에는 자유국가가 2개더 늘었고 테러국가는 2개 줄었다'는 나레이션과 함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의 국기가 보여진다.
이라크의 미드필더 살리 사디르는 SI와의 인터뷰에서 "부시가 자신의 대통령선거 광고에 이라크를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부시는 자신을 광고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디르의 팀동료인 아메드 마나지드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육한 부시는 어떻게 그의 신을 만날 수 있겠는가? 그는 너무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팔루자 출신선수인 마나지드는 자신의 사촌이 미군에 의해서 죽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내가 만약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저항군의 일원으로 싸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나지드는 또 "팔루자의 있는 모든 사람들은 테러리스트로 규정돼 있다. 이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팔루자 사람들은 이라크에서도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부시 선거캠프의 대변인인 스콧 스탠젤은 "이 광고는 단순히 부시 대통령의 낙관적 태도와 어떻게 민주주의가 테러에 승리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2천5백만의 이라크 인들은 이라크전쟁으로 자유를 얻었다"고 밝혔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기적을 일궈가고 있는 이라크 축구팀은 21일 오스트레일리아와 4강행을 다툰다. 부시 대통령의 선거홍보 광고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더욱 불붙은 이라크가 이라크전쟁을 옹호한 대표적 이라크 파병국 중 하나인 오스트레일리아를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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