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코리아오픈 준결승까지 국내외 대회 48연승을 구가하며 윤동식이 갖고 있던 47연승 기록을 갈아치운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이원희가 시원한 4연속 한판승으로 한국선수단에게 첫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16일(현지시간)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펼쳐진 남자유도 73Kg이하급에 출전한 이원희는 첫 경기에서 엎치락 뒷치락 하는 승부끝에 우세승을 거뒀다.
이원희가 16강전에서 맞닥뜨린 상대는 미국의 지미 페드로. 지미 페드로는 지난 해 12월 6일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이원희의 연승행진을 멈추게 했던 선수로 이원희에겐 껄끄러운 상대였다.
특히 이원희는 첫 경기에서 손가락이 빠지는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미 페드로에게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손가락 통증속에서도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상대를 몰아부치던 이원희는 통쾌한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한판승 행진의 서막을 열었다.
이원희는 8강전에서도 겐다니 벨로디드(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장기인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제압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원희는 빅토르 비볼(몰도바)과의 준결승에서 먼저 상대에게 절반을 내줬다. 하지만 이원희는 특유의 순발력을 앞세워 곧바로 반격을 개시해 또다시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역전승했다. 절반으로 앞서가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비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원희는 결승전에서 다리들어메치기로 먼저 점수를 따낸이후 연달아 유효를 얻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원희는 점수에 뒤져 초조해진 마카로프(러시아)가 적극적인 공격을 노리던 경기 종료 9초 전 안뒤축걸기 한판승으로 결승전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확실한 금메달 후보라는 평가와 함께 한국 유도의 시드니 올림픽 노골드의 수모를 날릴 수 있는 선수로 각광받았던 이원희는 한판승이 확정된 후 무릎을 꿇고 천장을 응시하며 환호했다.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라는 주변으로부터의 극심한 부담감과 손가락 부상을 이겨낸 이원희에겐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짧은 순간이었다.
한편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유도를 대표하는 다무라 료코(현재이름 다니 료코)를 결승에서 제압한 뒤 북한의 유도영웅으로 등극했던 계순희는 여자 57kg급에 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수비위주로 나선 독일의 유폰네 보에니쉬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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