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와 아테네 올림픽에서 치열한 메달경쟁을 하게 될 중국의 금메달획득 전략은 다른 나라에서 다소 소홀히 생각하는 여자선수들에 대한 집중육성이다. '하늘의 절반을 떠받들고 있는 건 여자들이다'라는 마오쩌뚱의 말처럼 중국은 남자못지 않은 여자선수들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과의 금메달 격차를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비해 유망주들에게 대폭 문호개방**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28개의 금메달을 따낸 중국은 아테네 올림픽을 통해 세계 스포츠 초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사상 최대인 4백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베테랑 선수보다는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중국은 실제로 배드민턴 세계챔피언 시아 쉬안저와 시드니 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다이빙 스타 리 나 같은 경험많은 스타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중국 올림픽위원회도 "많은 젊은 선수들을 이번 올림픽에 출전시켜 경험을 축적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특히 여자선수의 집중육성을 올림픽 금메달획득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따낸 메달이 많았던 중국은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도 남자에 비해 훨씬 많은 2백69명의 여자선수를 파견했다. 중국은 초강세 종목인 다이빙, 배드민턴, 탁구 배구등을 필두로 여자선수들이 발군의 기량을 보여 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외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의 꽃' 육상과 농구에도 아테네 올림픽에 대비해 심혈을 기울였다. 시드니 올림픽때 육상에서 단 1개의 금메달밖에 따지 못한 것을 만회하기위해 중국은 지난 6월 미국의 육상스타 마이클 존슨을 초청해 중국선수들의 실력향상을 도모했다.
존슨의 중국 방문은 '119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는데 중국 체육계가 프로젝트의 이름을 119로 붙인 이유는 육상과 수영의 금메달이 모두 합쳐 1백19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를 제압하기 위해선 중국의 약점인 육상, 수영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는 일종의 암시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중국최고의 해외진출 스포츠스타 야오 밍이 출전하는 농구에도 NBA(북미프로농구연맹) LA 레이커스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미국의 델 해리스 감독을 중국대표팀 감독으로 초빙해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약물복용 국가'오명 벗기위해 강한 개혁드라이브**
중국은 1990년대 올림픽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했다. 1990년대 32명의 중국 수영선수들의 약물복용이 적발됐으며 1998년엔 오스트레일리아 세관이 중국 수영선수들이 소지하고 있는 가방에서 인체성장호르몬제가 들어있는 유리병 13개를 발견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언론은 일제히 중국 스포츠에 만연한 약물복용문제를 꼬집으며 표적을 '馬군단'에게로 돌렸다. 중국은 '마쥔런 감독이 지도한 육상선수들의 대활약은 자라피의 꾸준한 복용과 고지대인 쿤밍에서의 연습의 결과다'라며 일축했지만 중국 육상선수들에 대한 의심은 지워지지 않았다. 서구세계는 중국을 금메달에 눈이 멀어 선수들의 약물복용을 부추겼던 과거 동독과 같은 국가로 치부했다.
중국은 결국 지난 시드니 올림픽에서 '약물복용 국가'라는 오명을 씻기위해 약물복용이 의심되는 27명의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탈락시켰고 마쥔런 감독을 포함한 13명의 선수단관계자도 올림픽에 데려가지 않았다.
***USOC, "냉전시대 美-蘇대결처럼 이젠 미국-중국이 올림픽 라이벌"**
중국은 약물에 대한 개혁드라이브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신뢰를 다시 얻었고 시드니 올림픽에서 장차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스포츠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획득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짐 셰어 사무총장도 10일(현지시간)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냉전시대에 올림픽에서 미국과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라이벌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13억인구의 중국은 1만7천개에 달하는 스포츠 아카데미를 통해 유망주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가 지원하는 스포츠 아카데미가 1천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면 이는 놀라운 숫자다.
중국이 세계 스포츠계의 초강대국 미국을 올림픽에서 빠른 시간안에 제압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이 금메달 숫자가 많은 육상, 수영에서 절대적 열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이며 아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유래를 찾기 힘든 메달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스포츠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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