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팀의 미드필드에서 공수조율을 해 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김남일 선수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외곽 클레르퐁테인에서 펼쳐진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라싱클럽과의 연습경기 도중 발등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올림픽 참가가 좌절됐다.
그리스와의 올림픽 조예선 첫 경기까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김남일의 부상으로 올림픽팀은 '수비의 핵' 홍명보 선수가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와 같이 '와일드 징크스'에 또다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아시안컵 4강진출에 실패한 뒤 곧바로 본프레레호에서 김호곤호로 갈아탄 김남일은 올림픽팀의 약점인 미드필드 진영의 버팀목으로 평가됐다. 김호곤 감독은 당초 박지성과 김남일을 중원에 포진시키려 했지만 각각 소속팀의 반대와 부상으로 빠져 미드필드진의 약화가 우려된다.
항상 비교 대상이 됐던 일본 올림픽팀이 '중원 사령관' 오노 신지의 합류로 경기운영이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김남일의 부상공백으로 올림픽팀은 3장의 와일드카드 가운데 유상철 선수만이 아테네 올림픽에 참석하게 됐다. 송종국 선수의 경우는 장딴지 부상으로 올림픽팀에 합류조차 하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은 김남일의 대체카드로 공격형 미드필더 정경호를 낙점했지만 상대팀 선수와의 1대1 대결능력과 수비능력에서 정경호가 김남일에게 뒤지는 상황이라 얼마나 효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중앙수비수로 낙점받은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을 중원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도 와일드카드로 선정된 홍명보가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도중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올림픽대표팀의 허정무 감독(현 국가대표팀 코치)은 강철을 대체선수로 내세웠지만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로 불리며 월드컵에 3번이나 출장했던 홍명보의 부상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다. 강철은 동료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볼 겨를도 없이 경기에 투입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비조직력에 구멍이 난 한국은 시드니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스페인에게 0대3으로 패하면서 무너졌다. 이후 한국은 모로코와 칠레를 각각 1대0으로 제압하며 분전했지만 골득실차에 뒤져 사상 첫 8강진출의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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