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의 사상 첫 월드컵 제패를 이끌었던 아트사커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국가대표팀 은퇴와 잔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단, "1~2주안에 대표팀 진퇴여부 결정하겠다"**
지단은 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프랑스의 신임 대표팀 감독 레이몽 도메네크과 만나 대표팀 진퇴여부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단은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나는 도메네크 감독과 얘기를 나눴고 내 입장을 전달했다. 우리는 다시 만나 이 문제를 의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어떤 결심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단은 "1~2주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BBC 방송도 "지단이 도메네크 감독에게 오는 9월 4일 펼쳐지는 이스라엘과의 2006년 월드컵 지역예선 경기 준비에 맞춰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도메네크 감독은 프랑스 축구의 정신적 지주인 지단에게 적어도 몇 경기만큼은 젊은 세대 선수들을 위해 가교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과 만나기 전 역시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수비수 빅상테 리자라쥐를 만나 대표팀 잔류를 요청했다.
프랑스는 지난 7월 끝난 유로 2004 8강전에서 '돌풍의 팀' 그리스에게 패한 뒤 프랑스 축구의 황금기를 창조했던 중앙수비수 마르셀 데사이와 윙백 릴리앙 튀랑이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해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프랑스 축구팬 66%, 지단 대표팀 잔류 원해**
한편 지단의 프랑스 대표팀 은퇴가능성이 제기되자 프랑스 축구팬들은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프랑스 스포츠신문 <레퀴프>가 지난 2일 팬투표를 실시한 결과 66%의 프랑스 축구팬들이 지단의 프랑스 대표팀 잔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단은 "나는 팬들의 이같은 반응에 감동받았다. 나를 지지해주는 팬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사진> 지네딘 지단
***프랑스 축구스타 퐁텐느-플라티니-지단은 모두 해외이민자의 후손**
프랑스 축구의 한 획을 그은 스타들은 유난히 해외이민자의 후손들이 많았다. 1950년대 프랑스 축구를 대표했던 1세대 스타 레이몽 코파와 쥐스 퐁텐느는 각각 폴란드, 모로코 이민세대의 후손이었다. 퐁텐느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13골을 터뜨리며 환상적인 측면돌파를 선보인 코파와 함께 프랑스의 4강진출을 견인했다.
이후 프랑스는 1980년대 유년시절 빈약한 체격 때문에 '난쟁이'라는 놀림을 받았던 이탈리아 이민 2세 미셀 플라티니의 등장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는 축구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플라티니는 알랭 지레스, 장 티카나와 함께 프랑스 중원을 지휘하며 '프랑스식 예술축구'의 탄생을 알렸다. 플라티니와 프랑스는 1982년 월드컵에서는 서독에게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지만 198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둔 바 있다.
플라티니 은퇴이후 다소 침체기를 맞았던 프랑스 축구의 새 스타는 알제리 이민 2세인 지네딘 지단이었다. 플라티니 시대부터 프랑스 축구의 확실한 전통으로 자리잡은 강한 미드필드진은 지단이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네딘 지단은 브라질과의 19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2골을 작렬해 FIFA(국제축구연맹)와 월드컵 탄생에 산파역할을 했던 프랑스 축구의 오랜 숙원인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 프랑스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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