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협회가 25일 아시안컵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게 대회 경비, 운영에 관해 항의문을 제출했다. 이유인즉 24일 반일감정이 강한 충칭(重慶)에서 펼쳐진 태국전에서 중국 관중들이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제창될 때 큰 야유를 퍼부었으며 일본 선수단의 버스를 둘러싸고 일본 응원단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관중 일본 국가에 야유, 일본 관중에겐 페트병 등 던져**
일본의 스포츠신문인 <닛칸스포츠>는 26일 "태국전이 끝난 뒤 일본 선수단 버스가 미드필더 나카무라, 엔도와 스태프 7명을 남겨둔 채 발차했다"며 "당시 나카무라와 엔도는 취재진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지만 대회 조직위원회측은 경비상의 문제를 이유로 일본 선수단 버스의 출발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축구협회 타지마 고조 기술위원장은 "버스를 발차시킨 뒤 조직위원회측의 해명이 없었다. 중국어로 말했을 지 모르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또한 버스의 바로 옆까지 중국팬들이 다가와 선수단의 안전문제가 생겼다"며 강한 불만감을 표시했다.
더욱이 일본 축구협회는 경기장에서 중국관중이 일본국가가 나올 때 야유를 퍼붓고 일본 응원단을 향해 페트병과 캔을 던지는 일이 발생해 일본 응원단의 안전확보문제를 중국측 보안담당자와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
***'반일감정' 강한 충칭 언론, 반일시위 가능성 경고**
일본이 D조 예선을 펼치고 있는 곳은 중일 전쟁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충칭이다. 충칭은 장제스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수도로 정한 곳으로 일본군이 격렬한 폭격을 실시한 과거가 있어 일본인들에게 악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곳이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런 지역적 정서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현지언론은 "충칭 사람들은 일본의 승리를 무시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일본 기업의 집단 매춘사건도 거론하며 일본의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란전에는 더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면초가' 일본, 한국도 만약의 사태에 대응해야**
2승으로 8강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일본은 오는 28일 이란과의 마지막 예선경기를 펼친다. 만약 일본이 이란에 이기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에는 1위가 확정돼 8강전도 충칭에서 갖게 될 예정이다.
일본은 D조 2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 지난으로 이동해 경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예선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일본은 조1위로 8강에 오른다해도 충칭에서의 일본 축구팀에 대한 야유와 반일시위 가능성도 예견되는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한편 한국도 충칭의 이 같은 분위기가 전혀 남의 일만은 아니다. 한국은 조2위로 8강에 오르면 D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충칭에서 경기를 펼쳐야 한다. 자칫 충칭의 반일 분위기로 인해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한국선수단과 응원단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27일 쿠웨이트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 조 1위로 8강에 올라 충칭으로 이동하는 대신 예선이 펼쳐졌던 지난에서 8강전을 치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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