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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아르헨티나의 ‘축구 흑백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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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아르헨티나의 ‘축구 흑백대결’

[프레시안 스포츠]25일 코파컵 결승서 충돌

3백50만이나 되던 흑인 노예들의 힘으로 세계축구를 호령하고 있는 브라질과 남미에서 가장 빨리 유럽식 축구를 도입한 백인팀 아르헨티나가 25일(현지시간) 코파아메리카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비엘사, 활화산 같은 공격축구로 브라질에 맞서겠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6강진출에 실패한 뒤 명예회복을 노리던 아르헨티나의 비엘사 감독은 결승전에서 화끈한 공격으로 브라질을 공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엘사 감독은 22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소와 같이 6명을 앞세워 공격을 할 것이다. 나는 브라질이 어떻게 경기를 펼칠 지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르헨티나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전에서 공격의 핵인 사비올라와 달레산드로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신예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가 선제골로 포문을 열고 2골을 추가하며 전 대회 우승팀 콜롬비아를 침몰시켰다.

비엘사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코파컵 결승진출의 근간은 강한 수비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별예선에서 4실점했던 아르헨티나는 8강, 4강전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수비가 더욱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비엘사 감독은 "수비가 좋으면 공격수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믿음직 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비엘사 감독은 하지만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카를로스, 카카 등 대표팀 주축선수들이 빠진 브라질 보다 아르헨티나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파레이라, "코파컵에 참가한 팀은 브라질 B팀이 아니다"**

반면 브라질의 카를로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감독은 "그 어떤 나라도 이런 결과를 낼 수 없다"며 스타들이 대거 불참했지만 결승까지 진출한 브라질의 활약을 추켜세웠다.

파레이라 감독은 "우리는 대회 10일전에서 팀 훈련을 시작했다. 몇몇 선수들은 1개월이나 운동을 쉬었으며 정상컨디션이 아니었다. 우리는 브라질 축구의 위대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레이라 감독은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서 2진급 신예선수들을 데리고 왔다는 지적에는 반대했다.

파레이라 감독은 "우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브라질 팀을 결코 B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팀이 바로 브라질 국가대표팀이다. 우리는 브라질 축구 미래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 비록 결과가 안좋다 해도 나는 이번대회에 만족한다"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6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드리아누를 비롯해 미드필더 알렉스, 레나투, 에두가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파레이라 감독도 2004 코파아메리컵은 브라질 신진급 선수들의 기량을 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남미축구의 교과서' 브라질 vs '남미축구의 이방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축구의 성공비결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 사탕수수 등의 재식농업 때문에 브라질에 끌려온 약 3백50만명에 달하는 흑인 노예들의 힘이 컸다. 이들이 훗날 유연성과 개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브라질 축구의 주요한 '인적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1888년 해방된 흑인 노예들은 도시 빈민층을 형성했고 양말뭉치 등으로 공을 삼아 길거리에서 그들만의 축구를 즐겼다.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축구클럽 가입은 바스코 다가마에서 본격화됐다. 바스코 다가마가 여타 팀들과 달리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브라질 전역에 흩어져 있는 축구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해 큰 성과를 거두자 다른 팀들도 흑인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브라질 내에서는 '제2의 노예해방'이나 다름없던 바스코 다가마의 결정은 브라질 축구가 세계최강이 되는데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이탈리아계나 스페인계 등 대부분 유럽 혈통을 이어받은 선수들로 구성된 아르헨티나 축구팀에서 흑인선수는 찾아 볼 수 없다.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백인' 축구팀은 브라질을 포함한 다른 남미팀으로부터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아르헨티나는 축구스타일에 있어서도 전형적인 남미축구와는 다소 달랐다. 아르헨티나는 짧은 패스와 개인기를 주축으로 하는 남미축구의 특징에다 긴 패스를 통한 속공과 유럽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체력적 플레이를 가미해 남미팀 가운데는 가장 빨리 유럽축구에 눈을 돌린 팀이다.

'남미축구의 이방인'으로 불리는 백인팀 아르헨티나와 뮬래토(흑인과 원주민의 혼혈)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의 격돌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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