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계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정치면이 단연 화제다. 지난 7일 정부는 5개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통일 홍순영, 건교 안정남, 농림 김동태, 노동 유용태, 해양 유삼남. 그런데 이 5명은 7일자 한겨레신문이 사전에 예측 보도한 명단과 정확히 일치했다. 개각내용을 사전에 1백% 적중시키는 놀라운 특종을 한 것이다.
과거 조선일보가 개각 내용을 정확히 맞추는 실력(?)을 발휘, 언론계에 군림하더니, “이젠 한겨레냐?”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8일자 한겨레신문의 개각 평가 기사 역시 화제였다. 여타 신문들은 7일 개각에 대해 ‘또 그 얼굴 내사람 챙기기’(동아 4면), ‘이러고도 국면전환되나’(중앙 사설) 등으로 DJP 공조파기로 인한 자민련 몫 장관자리를 채운 단순 보각이라는 정도의 평가를 했다. 또 개각 기사보다는 한광옥 대표 내정에 대한 민주당내 반발기사에 더 큰 비중을 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한겨레신문만이 유독 ‘국정 안정수행 무게, 대북 중국역할 기대’(한겨레 3면)라는 제목 아래 “김대통령이 지금 시점에서 대국민적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전면 개편보다는 국정 수행의 안정적 지속을 위한 소폭 개편을 택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겨레신문도 사설 제목은 ‘자리 메우기로 끝난 개각’으로 붙여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정권의 외연을 의욕적으로 넓혀보겠다는 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긴 했다.
그러나 곧이어 “역시 이번 인사의 핵심은 홍순영 주중대사의 통일부 장관 기용이다. 햇볕정책의 기조에 불만을 품은 수구세력들이 평양 축전에 참가했던 일부 인사의 돌출행동을 빌미 삼아 마치 남북화해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해 임동원 전 장관을 사퇴로 몰아갔기 때문이다”라면서 앞으로 “햇볕정책을 흔들림 없이, 그리고 면밀하게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주문을 덧붙였다.
이런 일련의 ‘튀는 기사’는 10일자 1면 톱기사에서 보다 확연히 드러났다. ‘與대표임명 파문 악화’(조선), ‘특정계보 해체 파문’(동아), ‘민주 김근태최고위원 동교동계 해체 요구’(중앙), ‘김근태최고 계보해체를’(경향). 이처럼 대부분 신문의 1면톱은 민주당내 내분문제였다(중앙과 경향은 시리즈물 첫회를 1면톱에 게재하고 여권 내분을 1면 사이드톱으로 다뤘다).
반면 한겨레의 10일자 1면톱은 ‘남북대화 급류탄다’였다. 15일 예정된 장관급회담, 8일 김대통령이 경기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밝힌 “기차를 타고 평양에 갈 날이 내일모레”라는 발언, 그리고 북쪽 사정에 밝은 한 기업인이 9일 “북쪽이 그동안 착수하지 않았던 경의선 공사를 시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발언이 1면톱 기사의 근거였다.
이처럼 개각내용 1백% 적중을 시작으로 연 3일째 계속된 한겨레신문의 ‘튀는 정치면’을 두고 정권과 한겨레신문 간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보내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조중동과 한겨레신문 간의 지상공방 및 법정공방이 이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