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본선에서 사상 최초의 8강진출은 물론 내심 메달까지 기대하고 있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아테네올림픽 본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펼쳐지는 한일전은 향후 두 팀의 사기, 자신감 문제와 직결돼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최성국-조재진 투톱에 공격조율사는 최태욱**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중앙수비수’ 유상철이 올림픽팀에서 첫선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최성국, 조재진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해 지난 2월 일본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일본은 ‘아테네형 쓰리톱’으로 불리는 히라야마, 오쿠보, 다나카를 내세워 한국의 8경기 무실점 기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호곤 감독 부임이후 일본 올림픽팀과 1승 1무 1패의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는 한국 올림픽팀은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대활약했던 최성국과 조재진을 투톱으로 기용한다.
지난 3월 올림픽 본선진출의 첫 고비가 됐던 중국전에서 한국의 투톱은 후반 36분 최성국의 환상적인 59.2m 돌파에 이어지는 패스를 조재진이 가볍게 성공시키며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해외파’ 박지성까지 불러들여 총력전을 펼쳤지만 골이 터지지 않아 고전했던 한국에게 이 한 골은 올림픽본선진출의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최성국의 돌파와 위치선정이 뛰어난 골잡이 조재진의 뒤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최태욱이 포진한다. 박지성의 올림픽팀 합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의 ‘공격조율사’로 나서게 되는 최태욱의 활약여부는 이번 한일전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여기에다 김남일, 송종국과 함께 올림픽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유상철이 중앙수비수로 나선다. 중앙수비수부터 미드필더, 최전방공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이 올림픽팀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도 한일전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일본 ‘아테네형 쓰리톱’의 확실한 역할분담**
한편 일본은 8경기 무실점행진을 할 정도로 수비가 탄탄한 한국 올림픽팀과의 경기에서 아테네형 쓰리톱으로 승부하게 된다. 야마모토 감독이 20일 훈련에서 일본 포워드진에게 50개의 슈팅을 주문한 것도 한국전 승부의 열쇠는 일본 쓰리톱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닛칸스포츠는 20일 “일본 올림픽팀이 처음으로 쓰리톱을 시도한 것은 2003년 9월 17일의 한일전이었다. 당시 오쿠보를 톱으로 세우고 마쓰이, 야마세가 다소 뒤에 처진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됐지만 일본은 한국 공격에 비해 절대열세를 이뤘고 가와부치 일본 축구협회회장은 이를 ‘어른과 아이의 대결’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1백90cm의 장신 히라야마가 있어 일본은 공격패턴에 다양성을 갖게됐다”고 평가했다.
일본올림픽팀은 '일본축구의 희망’ 히라야마가 중앙에 포진하고 드리블 돌파가 좋은 오쿠보가 한국의 최성국과 같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나카는 한국수비진의 배후공간을 노리는 순간적인 문전쇄도로 득점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일본 올림픽팀은 와일드카드로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다카하라를 소집했지만 폐동맥혈전 색전증 재발우려로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돼 아테네에서도 이들 쓰리톱이 공격의 축이 된다.
아테네 올림픽 본선을 대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21일 한일전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의 사기차원에서 봤을 때 1승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한일전에서 한국 투톱과 일본 쓰리톱 중 어느쪽이 미소짓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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