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계 금지약물복용 사실로 지난 6월 스위스 소재의 스포츠중재재판소(CSA)로부터 금메달 박탈처분을 받은 제롬 영 때문에 미국남자 1천6백m 계주팀 전원이 금메달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당시 계주팀을 이룬 미국선수들은 금메달을 못 돌려주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미국육상연맹은 "적당한 채널을 동원해 처리하겠다"고 밝혀 향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종결정이 주목된다.
***페티그루 “난 절대로 금메달을 내줄 수 없다”**
국제육상연맹(IAAF)은 18일(현지시간)“시드니올림픽 1천6백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팀에는 1999년 금지약물을 복용한 제롬 영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금메달을 무효화시켰다”고 밝혔다.
제롬 영은 1999년 도핑테스트 결과 금지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난드롤론 복용사실이 드러났지만 미국육상연맹이 올림픽출전자격을 줘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SA)는 지난 6월 제롬 영이 2년간 자격정지를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시드니올림픽 1천6백m계주에서 우승한 미국팀의 안토니오 페티그루는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난 절대로 금메달을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전 남자육상 4백m 챔피언이었던 페티그루는 “IAAF가 우리를 실격처리할 수 있지만 나는 금메달을 반납하지 않을 것이다. IAAF는 금메달을 박탈할 권리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육상연맹, “적당한 채널을 동원해서 일을 원만히 처리하겠다”**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2백m와 4백m 금메달을 거머쥔 마이클 존슨은 “IOC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존슨은 “IAAF는 금메달박탈에 대한 권고를 할 수 있을 뿐 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이 제롬 영 파문으로 박탈위기에 몰릴 것을 예상해 존슨은 “우리들의 금메달을 박탈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제롬 영이 시드니 올림픽 동안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뿐이다”라며 IAAF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미국육상연맹의 질 기어 대변인은 “관련선수를 대표해 적당한 채널을 동원해서 일을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라며 IAAF측의 결정에 불만감을 표시했다.
***IOC, IAAF의 요청 받아들일 가능성 짙어**
반면 IAAF의 닉 데이비스 대변인은 “시드니올림픽 남자 1천6백m 계주 경기결과는 무효화됐다. 우리는 IOC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아테네 올림픽 이전에 열릴 예정인 집행위원회를 통해 미국계주팀의 금메달 박탈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IOC는 지난 1999년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발족하는 등 지금까지 약물복용 파문이 없는 깨끗한 올림픽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IOC로서는 당시 미국계주팀에 제롬 영 외에도 금지약물 복용혐의를 받고 있는 ‘쌍둥이 형제’ 앨빈 해리슨과 캘빈 해리슨도 포함돼 있어 이 일을 미온적으로 처리했다가는 국제스포츠계의 비난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 IAAF의 금메달박탈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짙다. 만약 미국계주팀이 금메달을 박탈당하면 나이지리아에게 금메달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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