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팀 무단이탈 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며 삼성의 ‘미운오리’로 전락한 노장진이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삼성은 12일 노장진과 김승관을 내주는 대신 롯데로부터 박석진과 김대익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중간계투요원 박석진의 영입으로 삼성의 ‘중고신인’ 권오준은 선발합류가 예상돼 신인왕경쟁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발 같은 중간계투 삼성 권오준**
1999년 삼성에 신인 2차지명 1순위(전체 6번)로 지명됐던 권오준은 선린정보고시절 시속 1백4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구사해 일찌감치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선수. 하지만 큰 기대를 모았던 권오준 투수는 프로입단 후 팔꿈치 수술과 현역 군복무를 거치며 잊혀진 선수가 됐다.
2003년 마운드에 복귀한 권오준은 13경기에 출장해 23이닝을 투구하며 1패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 시즌 권오준은 선동열 수석코치의 도움으로 투구폼을 언더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바꾸면서 고교시절의 투구감각을 되찾았다.
특히 하체의 유연성이 뛰어난 권오준은 가끔 스리쿼터에 가깝게 팔의 위치를 끌어올리며 시속 1백50km의 강속구를 뿌려 상대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중간계투지만 선발투수에 맞먹는 88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권오준이 박명환, 이승호에 이어 탈삼진 부문 3위에 올라있는 것도 투구폼 변화와 구속변화로 타자들의 타격타이밍을 무너뜨리는 것과 관련이 깊다.
***선발투수가 신인왕 획득에 유리**
최근 잦은 등판으로 다소 위력이 떨어졌던 권오준이 선발투수로 뛰게 된다면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신인왕경쟁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크다.
투수의 경우 5시즌이내로 30이닝이하의 투구를 할 경우 신인자격을 인정받는 국내프로야구 규정에 턱걸이해 신인자격을 갖고 있는 권오준은 오재영(현대), 송창식(한화) 등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인 오재영과 송창식이 선발투수로 뛰기 때문에 중간계투 권오준은 신인왕 투표에 아무래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지금까지 마무리투수로는 윤석환(1984년), 조규제(1991년), 조용준(2002년)이 신인왕의 영광을 누렸지만 중간계투가 신인왕에 오른 적이 없다는 것도 권오준에겐 넘어야 할 벽이었다.
***권오준-오재영-송창식의 신인왕 경쟁**
현재 권오준은 4승 4패, 5홀드, 2세이브에 방어율 3.68을 기록중이며 대담한 투구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오재영은 6승 3패, 방어율 3.62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편 시즌 초반 급피치를 냈던 송창식은 7승으로 다승부문에서는 다른 신인왕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최근 부진으로 방어율이 4.89까지 떨어진 상태다.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리며 삼성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한 권오준은 선발진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경기운영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롯데에서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박석진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박석진이 부진하면 권오준은 다시 중간계투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절치부심하다 올 시즌 ‘제2의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는 권오준의 선발진 합류가 2004년 신인왕 경쟁에 어떻게 작용할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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