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해온 야구월드컵이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3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야구월드컵에 수익금 배분방식문제 등을 들어 보이콧하기로 8일 입장을 밝혔다.
많은 스타급 선수들과 유망주들을 세계최고의 야구시장인 메이저리그에 뺏겨 온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의 이같은 결정에 야구월드컵 창설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韓日 프로야구 수익배분문제 등으로 미국주도 야구월드컵 보이콧**
AP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일본프로야구의 구단주들은 내년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1회 야구월드컵에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일본프로야구기구(NPB)측의 한 고위급 간부의 말을 인용해 "야구월드컵의 주도권은 미국 메이저리그가 아닌 IBAF(국제야구연맹)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일본프로야구 구단주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가 제기한 문제점은 수익금 배분방식. 야구월드컵의 수익금 중 대부분은 메이저리그측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나눠갔게 돼 있는 상황이라 최근 가뜩이나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구단주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2005년 3월에 개최될 예정인 야구월드컵의 일정이다. 일본프로야구는 통상 3월 마지막 주 또는 4월 첫째 주에 개막하기 때문에 선수들로서는 대회기간이 약 10일 가량 소요되는 야구월드컵에 참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일본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도 비슷한 시기에 개막전을 갖는 다는 점에서 일본은 사실상 이번 야구월드컵 보이콧의 이유는 일정보다는 수익금 배분방식일 가능성이 짙다. 특히 오릭스와 긴테쓰의 합병에 따라 단일리그제로의 전환문제로 위기에 휩싸인 일본프로야구로서는 노른자위를 미국이 모두 갖는 야구월드컵에 무리하게 참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일본프로야구와 같이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가 내년 3월 개최 예정인 제1회 야구월드컵에 참가할 계획이 없다고 8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는 오는 10일 일본프로야구기구(NPB) 네고로 야스치카 총재와 일본에서 회동을 가진 뒤 14일 미국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석해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야구월드컵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같이 야구월드컵 불참의사를 밝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월드컵의 윤곽이 드러났던 지난 6월 "아시아 지역 예선은 일본 개최가 확정적이다. 수익 배분 등 문제점이 있지만 참가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한,미,일 프로야구 커미셔너 회동이 변수**
아직 한국과 일본의 야구월드컵 보이콧에 관한 미국측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만약 수익금분배 구조를 포함한 민감한 문제점들이 재조정된다면 한국과 일본이 야구월드컵 보이콧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프로야구기구의 한 관리도 AP 통신을 통해 "만약 대회구조가 바뀐다면 일본은 여전히 야구월드컵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14일 갖게 될 한, 미, 일 3국 프로야구의 커미셔너 회동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야구월드컵 수익금 독식하려는 메이저리그측의 향후 대응 주목**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국제야구연맹(IBAF)와 야구월드컵 개최에 관해 구두로 합의한 상태이며 아직 세부사항은 공식문서를 통해 확정되지 않았다.
야구월드컵은 미국,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한국, 일본, 대만 등 16개국이 지역예선에 참가하고 최종 8개팀이 격돌하는 본선은 샌디에이고, LA, 휴스턴 등 비교적 기후가 따뜻한 곳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세계최대의 '글로벌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축구와 같은 세계적 규모의 야구월드컵을 개최하려던 '야구종주국' 미국의 야심찬 계획은 야구월드컵 수익금을 독식하려는 독단적인 결정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대회를 보이콧함에 따라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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