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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주민 증언 "엄청난 소음, 무서워 손자 못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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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주민 증언 "엄청난 소음, 무서워 손자 못 불러"

"765kv 송전탑, 권력 실세 땅 피하려 설계 계획 변경"

밀양 765킬로볼트(kv) 송전탑 공사가 보름째로 접어든 16일, 765킬로볼트 송전탑이 이미 들어선 지역의 주민과 밀양 주민이 만났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양 공사 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중단하고 송전탑 공사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3년간 정상 생활 못해"

밀양시 부북면 주민 대표 이남우(남·71) 씨는 "밀양 사태가 벌써 8년째로 접어들었는데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주민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먹고 자며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들판에는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데 송전탑을 막느라고 논밭이 그대로 버려져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공사 재개 이후 연이어 발생하는 주민과 한국전력·경찰 간의 충돌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는 경찰력 투입을 총에 비유하며 "어디다가 총을 들이대느냐. 청와대를 향해 칼 부리를 겨눠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부 세력 개입 등을 운운하며 밀양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일부 언론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는 "밀양 주민이 아무리 진실을 호소해도 언론인들이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는다" 말했다.

송전탑 주변 거주민 "소음 이루 말할 수 없어"

765킬로볼트 송전탑과 110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장형옥 경기도 광주시의원은 "손자를 키우기 위해 지은 집인데 송전탑이 들어선 뒤로 불안해서 손자를 오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수양리에는 신안성에서 신가평을 잇는 송전탑이 있다.

그는 "송전탑의 소음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웅웅하는 소리가, 안개 낀 날이나 바람 부는 날엔 정말 심하게 들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겪는 고통에 대해 1000분의 1이라도 이해하시면 전원개발촉진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원개발촉진법'을 따르면 한전 등 전원 개발 사업자는 필요한 토지를 수용·이용할 권리가 있다.

이어 그는 송전탑 주변 지역에 대한 한전의 보상 방식에 대해 "근거법도 없이 한전 내부 규약으로 이뤄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송전탑에서 먼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접근해 합의하고 또 반대 투쟁을 하면 할수록 금액이 올라간다"며 "제가 사는 마을도 8000만 원에서 시작해서 3억3000만 원(전체 마을 기준)까지 보상금이 올라갔지만 부당한 돈은 받을 수 없다고 마을 주민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송전 선로 설계 자체도 문제였다. 그는 "원래 765킬로볼트 송전선로는 직선으로 가는데 그것이 굽는 경우가 있다"며 "권력자의 땅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단언했다. 그는 "실제로 신안성~신가평 구간 송전선로를 확인해보니, 청와대도 움직이는 권력자의 땅을 피하기 위해 설계 계획도 변경됐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한전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소유지를 관통할 예정이었던 신안성~신가평 구간 송전선로 설계를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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