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2004 NBA(북미프로농구연맹) 신인드래프트에서 하승진이 2라운드 17번(전체 46번)으로 포틀랜드에 지명됐다.
2백23cm의 거인 하승진은 고졸 유망주들의 잔치로 끝난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일단 NBA로부터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꿈의 무대인 NBA 코트에 당당히 나서기 위해선 더욱 '좁은문'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선수 실패가 하승진에 악재로 작용**
일부 미국언론에서는 하승진에 대해 드래프트가 있기 전 1라운드 지명가능성도 있다는 희망섞인 분석을 내놓았지만 '잠재력이 큰 만큼 위험부담도 크다'는 점이 일정부분 작용하며 1라운드에 지명받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해 전체 2번으로 지명된 다르코 밀리치치(세르비아 몬테네그로), 2002년 전체 5번으로 뽑힌 니콜로즈 치키티쉬빌리(그루지아)와 같은 해 전체 15번으로 선정된 보스트얀 나크바(슬로베니아)등 미국 대학농구에서 활약하지 않은 외국선수들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기량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도 하승진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샤프슈터’ 스토야코비치, 댈러스의 전천후 스타로 발돋움한 노비츠키, 샌안토니오의 지노빌리 등 외국출신 선수들의 NBA 성공과 2002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번으로 지명된 야오밍을 계기로 이어진 NBA의 외국출신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도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많이 떨어졌다.
뉴욕타임즈가 24일 “2004 NBA 드래프트는 고졸 선수들이 외국출신 유망주와 대학스타들의 영광을 가로챘다”고 표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2004 NBA 드래프트에 참가한 9명의 고졸선수 중 8명은 1라운드 19번이내에 지명될 정도로 고졸선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정통센터 필요한 포틀랜드의 하승진 지명**
하승진을 선택한 포틀랜드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스윙맨’ 본지 웰스 이적공백과 함께 사보니스가 은퇴한 뒤 센터진의 신장이 낮아져 1라운드에 슈팅가드와 센터를 지명할 것으로 보였다. 플로리다 투데이의 농구전문기자 존 덴튼도 하승진을 장신센터가 필요한 포틀랜드가 1라운드 23번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다. 포틀랜드 구단에서 하승진에게 많은 관심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추측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졸선수 강세가 두드러진 이번 NBA 드래프트의 특징은 포틀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포틀랜드는 의외로 1라운드 첫번째 지명권을 고졸 포인트가드 텔페어를 뽑는 데 썼다. 포틀랜드는 이후 중거리슛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출신의 스몰 포워드 세르게이 몬야를 1라운드 23번으로 지명했고 2라운드 17번으로 하승진을 선정했다.
***NBA코트 서기위해선 체력보강, 기본기 훈련 절실**
올 시즌 1982년 이래 처음으로 NBA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포틀랜드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샤킬 오닐, 야오밍 등 서부컨퍼런스 상대팀 장신센터와 대적할 수 있는 ‘빅맨’이 없다는 것이었다. 데일 데이비스와 테오 래틀리프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정통센터라기 보다는 파워포워드에 가깝다.
포틀랜드 구단으로선 하승진의 향후 발전속도를 면밀히 검토하며 NBA 정규경기 투입시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승진이 신장 2m를 상회해도 몸놀림이 민첩하고 탄력넘치는 NBA 선수들 뿐만 아니라 자신과 신장이 흡사한 대형센터들을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체력보강과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기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어린 나이, 좋은 신체조건 등 무한한 잠재력을 통해 하승진이 1차관문인 NBA 드래프트를 넘었다면 향후 2~3간은 착실한 훈련과 현지적응으로 농구 엘리트들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NBA 무대진출을 위한 2차관문에 도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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