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리 감독 부임 후 포르투갈 주전골키퍼가 된 히카르두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의 유로 2004 8강전 승부차기에서 '1인 2역'을 하는 활약을 펼쳐 포르투갈의 4강진출을 견인했다. 포르투갈은 승부차기에서 6대5로 승리를 거둬 17년간의 리스본 불패행진을 이어갔다.
***스콜라리, "연습때부터 히카르두의 슛 성공률 주목했다"**
'우승청부사'로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콜라리 감독은 부임직후 포르투갈 부동의 골키퍼였던 빅토르 바이아를 대표팀에서 제외시켰다. 이 같은 결정에 포르투갈 축구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바이아의 소속팀인 FC 포르투의 조르제 핀투 다 코스타 사장은 스콜라리를 계속적으로 맹비난했다.
포르투갈 골키퍼로서 스콜라리의 낙점을 받은 선수는 소속팀에서 페널티킥을 자주 직접 차던 히카르두(스포르팅 리스본)였다. 히카르두는 연장전끝에 잉글랜드와 2대2 동점을 이룬 뒤 시작된 잔인한 승부차기에서 포르투갈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베컴이 크로스바를 넘기는 어이없는 실축을 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이후 오웬, 램파드, 테리, 하그리브스, 콜이 잇따라 골을 성공시켰고 포르투갈은 믿었던 후이 코스타가 골을 넣지 못했다.
승부차기 5대5 상황에서 들어선 선수는 잉글랜드의 다리우스 바셀.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는 바셀의 슛을 막아낸 뒤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차기 골까지 직접 성공시켜 포르투갈을 열광시켰다. 히카르두는 포르투갈 대표팀 골키퍼로 또한 이날 경기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2번의 기회를 준 스콜라리 감독에게 멋진 화답가를 부른 셈이었다.
히카르두는 경기 후 "내가 페널티킥을 시도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승부차기 키커로 꼭 나서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스콜라리 감독은 "히카르두는 스포르팅 리스본에서도 페널티킥을 찬다. 그가 선방을 해내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승부차기를 할 기회를 줬다. 나는 연습때 그의 높은 슛 성공률을 지켜봤다"고 흐뭇해 했다.
<사진> 히카르두 골키퍼
***잉글랜드 승부차기 징크스 계속 이어져**
전반 3분 그 동안 18세 축구신동 웨인 루니의 빛에 가려있던 '골잡이' 마이클 오웬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잉글랜드는 후반 종료 7분전 포스티가에게 골을 내줘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잉글랜드는 연장 20분 포르투갈 후이 코스타의 중거리슛이 네트를 갈라 패색이 짙었지만 연장 25분 램파드가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 승부차기를 펼칠 수 있게됐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상대골키퍼에게 차는 방향을 속이려던 베컴의 어이없는 실축과 포르투갈 히카르두 골키퍼의 눈부신'1인 2역'으로 4강길목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해 10월 터키와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베컴은 지난 13일 펼쳐진 프랑스와의 B조 예선경기에서도 페널티킥이 바르테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최근 페널티킥 기회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1990년이후 메이저 토너먼트에서 잉글랜드가 승부차기로 눈물을 흘린 건 이날 경기까지 모두 4번째다. 잉글랜드는 지난 1990년 월드컵 4강전,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 4강전에서 독일에게 승부차기끝에 패한 바 있으며 1998년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에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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