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된 김선일씨의 가족들이 22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청와대 대응이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의 부친 김종규씨와 큰 누나 김향림씨는 이날 오후 열린우리당 김형식 부대변인 등이 부산 범일동 자택을 찾은 자리에서 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우리당 이미경 의원 김우영 보좌관도 함께 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노 대통령을 만나 선일이를 구하는데 적극 나서 줄 것을 애원하겠다"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 선일이의 무사귀환을 직접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부친 김종규씨는 "오전에는 외교통상부를 비롯 각처에서 전화가 있었으나 오후 들어 별다른 전화도 없고 진전된 소식이 없어 가족들의 불안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족들의 이같은 요구에 김 부대변인은 "당을 통해 이같은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의 일정과 이라크 무장단체 등과의 협상진행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오늘 당장 만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당의 공식통보 받고 논의해봐야"**
이같은 김씨 가족의 대통령 면담 요청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 당을 통해 면담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당에서 공식적인 통보를 받고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이라크에서 숨진 고 김만수씨의 경우를 볼 때 면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라크에서 피격당해 숨진 고 김만수씨의 딸 영진양은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대통령께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하셨으니까 직접 전화해 주셔서 바로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너무 불쌍하다. 전화를 기다리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청와대 측은 노 대통령이 영진양의 청을 받아들여 유족을 직접 찾을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영진양에게 이메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위로의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 했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이봉조 NSC 정책조정실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청와대 김종민 부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권 보좌관으로부터 "모든 경로를 통해 김씨를 구출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화와 서면상으로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김 부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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