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스트라이커 니스텔루이가 '전차군단' 독일의 승리를 가로챘다. 네덜란드는 15일(현지시간) 펼쳐진 독일과의 유로2000 D조 예선경기에서 전반 선취점을 내줬지만 종료 9분전 터진 니스텔루이의 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전엔 독일 루디 푈러 감독의 전략이 빛났다. 푈러 감독은 니스텔루이가 원톱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니스텔루이에게 정확하게 공이 투입되지 않도록 중원에서 압박수비를 폈다. 반면 네덜란드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원에 젠덴과 다비츠를 선발출장시켰지만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하며 주도권을 독일에게 넘겨줬다. 네덜란드는 뵈른스를 축으로 하는 독일의 압박수비에 번번이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독일은 전반 29분 미드필더 토르스텐 프링스가 찬 프리킥이 그라운드에 튀기며 네트를 갈라 선제점을 기록했다. 네덜란드의 반 데 사르 골키퍼는 동료들에게 시야를 가려서 인지 미쳐 손쓸 겨를도 없이 골을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전반 41분 '공격형 미드필더' 반 데 바르트가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 미드필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네덜란드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약스의 떠오르는 샛별 베슬리 스나이더와 1백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총알탄 사나이' 오베르마스를 투입해 전방에 고립돼 있던 스트라이커 니스텔루이의 숨통을 열어줬다. 네덜란드는 프리킥 능력이 뛰어난 장신 스트라이커 피에르 반 후이동크까지 투입했지만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후반 36분 오른쪽 코너에서 앤디 반 데 메이데가 올린 크로스를 니스텔루이가 몸을 날리는 발리슛으로 연결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았다. 이날 35번째 생일을 승리로 자축하려던 독일의 올리버 칸 골키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경기 후 니스텔루이는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다. 독일전에서 졌으면 우리는 비참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네덜란드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전 스나이더와 오베르마스 투입에 대해 "우리는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전반전엔 독일의 수비조직이 탄탄해 공격수들에게 좋은 패스가 연결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독일의 푈러 감독은 "전반전엔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줬지만 후반전에 수비위주로 다소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다 잡았던 독일의 1승을 가로챈 네덜란드의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지난 유로2000에는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고 2002년 월드컵에는 네덜란드의 예선탈락으로 대회를 지켜봐야 했을 정도로 굵직한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오랫동안 네덜란드 스트라이커로서 군림했던 클루이베르트를 제치고 유로 2004대회에서 오렌지군단의 공격 선봉장을 맡게 된 니스텔루이는 198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우승으로 이끈 반 바스텐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골잡이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