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인도했던 스콜라리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의 리스본 무패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 해 EU(유럽연합)가맹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1.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포르투갈은 유로2004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하지만 건국이래 가장 큰 국제대회를 유치한 포르투갈은 예선 1차전에서 '복병' 그리스에게 1대2로 패해 기대가 한풀 꺾이자 스콜라리 감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플레이메이커 데쿠를 선발기용하라**
비난의 요지는 스콜라리의 고집스러운 선수기용이다. 포르투갈 언론들은 이번 시즌 FC포르투를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플레이메이커 데쿠 대신 후이 코스타를 선발출장시킨 스콜라리 감독의 선수기용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후이 코스타가 피구와 함께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주역이긴 하지만 소속팀 AC밀란에서 브라질의 신성 카카에게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쿠를 선발로 기용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전방 공격수로 파울레타를 원톱으로 세우는 대신 누누 고메즈와 파울레타를 투톱으로 썼어야 했다는 비판을 했다.
포르투 드라가웅 경기장에서 펼쳐진 그리스전 후반에 투입된 데쿠는 종횡무진한 활약으로 쉴새없이 포르투갈의 득점기회를 만들며 팀의 생기를 불어넣었으며 유로2000에서 4골을 작렬시키며 포르투갈 4강진출의 큰 몫을 했던 고메즈도 후반전에 들어와 몇 차례 날카로운 공격을 했다.
그리스전 이후 인터뷰에서도 포르투갈 선수들은 데쿠가 후반전에 들어온 이후 포르투갈 경기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사진> 스콜라리 감독
***스콜라리, "선수기용에 왈가왈부 말라"**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스콜라리 감독은 그리스전이 끝난뒤 선수들과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자유시간을 허락했고 바베큐 파티까지 열었다. 비록 첫 경기엔 졌지만 극도의 긴장이 요구되는 남은 예선경기를 위해 정신적, 육체적 휴식이 더욱 필요하다는 스콜라리의 계산인 셈이다. 스콜라리 감독은 현재 러시아경기가 끝난 이후 선수기용 문제에 대해서 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콜라리 감독은 그리스와의 개막전이 있기전 "나는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선수기용에 있어서 나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요컨대 선수기용에 있어서 왈가왈부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이다.
브라질 감독시절 카르도주 전 브라질 대통령의 로비와 팬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노장 스트라이커 호마리우를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았을 정도로 스콜라리 감독은 고집스런 면을 갖고 있다. 스콜라리가 코엘류 퇴임이후 한국대표팀 감독후보로 물망에 올랐을 때 이런 그의 소신이 높은 평점을 받기도 했다.
***포르투갈 언론, "포르투갈은 리스본에서 17년간 무패행진"**
포르투갈 정부는 이번 유로 2004 대회로 '제2의 바르셀로나 특수'를 가져오겠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최이후 카탈루냐의 심장부인 바르셀로나 시를 찾는 해외관광객이 대폭 늘어나면서 나타났던 관광특수를 재연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40억유로(한화 약 5조6천억원)를 들여 준비를 한 유로2004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여기에다 포르투갈 정부는 축구대표팀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낼 경우 유로2004에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던 국민들의 희망마저 없어진다는 점을 간과하기 힘든 상황이다.
포르투갈 스포츠신문 <레코드>는 14일(현지시간) "198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네덜란드가 첫 경기를 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우승했던 사실과 함께 포르투갈은 남은 예선경기가 펼쳐지는 리스본에서 지난 17년간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6일 펼쳐지는 러시아와의 예선전에서 스콜라리 감독이 포르투갈 국민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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