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6.15 4주년 국제학술토론회'에 참석한 북한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원동연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리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안부 인사와 함께 "남북이 지금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나가 남북관계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노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의 의의 높이 평가하면서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북간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리 부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안부 인사를 전했다고 윤 대변인이 말했다.
양측 간에 "구체적 제안이나 현안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고 윤 대변인이 덧붙였다.
***노 대통령 "북쪽 사람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통 없었다"**
개막식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접견실에서 김대중 전대통령 부부, 임동연 전 특보, 정창영 연세대 총장 등 주최측과 10여분간 화담하던 중 이종석 NSC 사무차장 안내로 리 부위원장과 원 부소장을 만났다.
리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노 대통령은 "북쪽 사람 오늘 처음 만난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통 없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만나보니 자주 보던 분 같은 느낌이다. 아주 반갑다"고 인사했다.
이에 리 부위원장은 탄핵 사태 등을 염두에 둔 듯 "그 사이 아주 고생하셨다. 건강한 모습을 뵈니 기쁘다"고 답례했다.
노 대통령은 "김 전대통령이 많은 것을 준비하셨다"며 김 전대통령의 노고를 치하한 뒤, "북쪽도 서로 성의를 가지고 협조했다. 어지간히 돼 간다 싶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김정일) 장군님께서 조국 통일을 위해 현신적으로 일하신 분을 잊지 않는다"며 "6.15 행사가 서울에서 열려 저희들을 보내셨다"고 답했다.
리 부위원장은 김대중 전대통령에게도 "밤새 평안했냐"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리종혁 "룡천사고, 남쪽 지원 감사"**
환담을 끝내고 노 대통령과 김 전대통령이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중, 독일 의사 출신인 플러첸씨가 5여미터 뒤쪽에서 고함을 지르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경호원들은 플러첸씨의 입을 막고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간 협력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때에 대비해 포괄적이고도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리종혁 부위원장은 14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김 전대통령과 30여분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대통령은 "지난 4년동안 과거 50년보다 많은 일이 이뤄졌다"면서 "결국 남북 정상이 만나서 결단을 내렸고, 그런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김한정 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리 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도 평양 상봉후에 기회있을 때마다 정상회담을 회고하고 북남관계 발전을 위해 김 전대통령께서 이루신 일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리 부위원장은 또 "룡천사고 이후에 남쪽 지원에 대해 감사하다"며 "남쪽 동포의 지원에 힘입어 열심히 복구하고 있는데, 겨울 추위가 오기 전에 현대식으로 더 낫게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룡천 사고에 다시 한번 위로의 뜻을 표하고, 특히 남쪽에서 북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분들도 예외없이 이번에 돕기에 나섰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거치며 반목과 의심이 동족애와 이해로 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토론회 참석 후 16일에는 경기도 기흥의 삼성전자와 연세대 전자도서관 등을 견학한 뒤 17일 오전 10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우리민족대회' 북측 참가자들과 함께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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